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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1(신비의 바닷길 1)

winwin55 2011. 3. 24. 18:49

2011.03.19

 

한번 가고 싶었던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취소되어  오히려 편안하게 현장에 접근 할 수 있었다.

먼저 신비의 바닷길을 프랑스에 알린 "삐에르랑디"대사 기념비를 찾았다.

1975년 진돗개 연구차 왔다가 바닷물이 열리는 현상을 목격하고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고 프랑스 신문에 소개하여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각되는 계기를 제공한 사람이다.

 

주차를 하고 걸어 들어가니 공연장 옆에 "뽕할머니"사당이 있다.

조선초기 "손동지"라는 사람이 제주도로 유배도중 풍랑을 만나서

지금의 회동마을에 살았는데,호랑이의 피해가 심해서 마을 사람들이

의신면 모도로 피신 하는 중에 뽕할머니 한분을 남기고 말았다.

 

홀로 남은 할머니가 용왕님께 날마다 기도하자

"호동"과 "모도"사이에 무지개처럼 치등이 나타나서  할머니가

무사히 건너와서 가족을 만났으나,뽕할머니는 기진하여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후 이런 현상을 "영등살"이라 칭하고 이곳에서 매년 제사를 지냈으며

자식이 없는 사람,사랑을 이루지 못한 사람이 소원을 빌면

이루어 진다는 전설이 전해져오고 있다.

 

날씨는 안개가 조금 끼어있으나 가끔 햇살이 비추는등 좋은 편이다.

16;20쯤이 되자 바다에 물이 조금씩 빠지고 사람들은 육상경기 출발선에 선듯

바다를 바라보며 출발할 준비를 한다.

 

10분정도 지나서 바다가 갈라지며 물의 깊이가 얕아지자

성급한 사람들은 벌써 바다를 가로 지르기 시작한다.

 

서서히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드디어 바다는 갈라지기 시작하여 해안가는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노란 장화까지 갖춘 이방인들도 서둘러 출발하는데

 

신비한 자연현상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미역채취에만 열중인 사람들은 물반 미역반인 해안을 사수하고 있다.

 

바다가 조금 더 갈라지고 갯벌이 드러나자

아예 편안한 자세로 조개를 캐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을 따라 가는데 바닷물이 아직 빠지지 않은 부분이 나온다.

노란 물장화를 신은 이방인들이 삼삼오오 손을 잡고 건너는데

 

반대편 치등부근은 제법 깊은듯하여 건널수가 없다.

 

장화를 신지 않아도 건너리라는 안이한 생각을 탓하기에는 너무 늦었기에

주변의 풍광을 살펴보니 전문가의 포스가 풍기는 작업자들이 보인다.

 

안타까움에 바라보아도 바닷길은 접근을 허락하지 않고,

물장화를 준비한 이방인들의 여유로운 모습을 바라만 보다가 돌아서고 말았다.

 

바닷물이 빠진곳의 바위에는 미역들이 뿌리만 남기고 있고

 

드러난 갯벌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조개채취에 여념이 없다.

 

오후 6시정도 되자 바다는 다시 원상을 회복해 가고

사람들은 아쉬움을 남긴채 되돌아 나오고 있다.

내일은 물장화를 준비해서 "모도"까지 건너갔다 와야겠다.

 

2011.03.20

 

 "남도석성"에서 시간을 너무 지체해서 그런지, 

서둘러서 돌아왔지만 신비의 바닷길은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래도 바닷길을 걸어보려고 길을 재촉하는데

어선들은 물이 차 오르기를 한가롭게 기다리고 있고,

 

벌써 오후 7시가 가까워지는 바닷가는 신비의 바닷길을 거의 지워가고 있다.

 

멀리 "금호도"와 "모도"에는 불빛이 반짝거리고

오늘 채취한 미역은 짠 내음을 풍기며 해풍을 맞고 있다.

내일은 기필코 "신비의 바닷길"을 건너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