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여행 3
2013.08.17
한국인이라고 김치를 곁들여 준 숙소 식당의 배려에 고마움을 느끼고
산책을 나서는데, 냇가의 난간에 쓰인 글귀의 의미가 나를 붙잡는다.
숙소 계단에서 "이즈하라" 시가지와 항구의 모습도 굽어 보고
나무가 빽빽히 들어 선 주위의 산들도 바라 보고나서 일정을 시작 했다.
먼저 숙소 가까운 곳에 있는 커다란 신사를 찾았다.
" 八幡宮(하찌만구)神社"라는 표지석이 있고 넓은 공간 뒤로 울창한 숲이 있으며
2개의 도리이와 3개의 계단이 보인다.
천황을 모시는 神社의 이름에만 宮이 들어 간다는데 어떤 왕인지 궁금하다.
오른편 계단을 오르니 가장 큰 건물이 있는데
이곳이 三韓을 정벌했다는 神功皇后라는 가상의 인물을 모신곳 이라니
참으로 코웃음 칠 일이다.
뒤 편의 건물에 모셨다는데 아무리 불러도 기척이 없는걸 보니
거짓말이 들킬까 피하는 모양이다.
중간에 있는 이곳은 "고니시유키나가"의 딸이며 19대 대마도주의 아내인
"고시니마리아"와 그의 아들을 모신곳 인데
왼편의 이 神社는 누구의 것인지 모르겠다.
가운데가 비어있어 하늘이 보이는 巨木을 구경하는것을 마지막으로 神社를 나오는데
뒤끝이 묵직하고 개운 하지가 않은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마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100엔 짜리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덕혜옹주 결혼봉축기념비"를 보러 가는데 성곽의 모습이 보인다.
"淸水山城"이라 쓰여 있는데 일행은 그냥 지나치고 만다.
"舊金石城庭園(가네이시 성터)"에 도착하여 2층 누각을 지나니
멀리 "有明山(558m)"이 보이고
조금 걸어 가니 왼편으로 기념비가 나온다.
일본에 저항적인 "德惠翁主(1912-1989)"가 對馬島藩主 가문의 37대 당주인
"소 다케유키(宗武志)"와 1931년 결혼한 것을 기념하여 대마도 거주 韓人들이
세웠고,현재의 기념비는 1991년 복원한 것으로 교민들이 관리하고 있다는데
조선의 마지막 공주를 강제로 결혼 시킨일로 기념비를 세운것은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이라 생각된다.
"對馬역사민속자료관"을 둘러 보며 평화롭고 활발했던 양국간의 교역을 더듬어 보고
그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通信使"들의 勞苦를 잠시 위로하고 나서
"高麗門"을 지나서 시내로 돌아 왔다.
"통신사"관련 비석이 세워진 우체국 앞을 지나고
골목길을 거슬러 올라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또 백반이다.
한끼 정도는 "소바"같은 麵음식을 기대 했는데,,,, 실망 이다.
냇가의 송어 새끼들과 잠시 망중한을 즐긴다음
마트에 가서 맥주와 마른안주를 챙겨들고 "아유모도시"자연공원에 갔다.
출렁다리를 건너지 않고 왼편으로 내려 가니
너른 화강암 바위 사이로 물이 시원스레 흐른다.
1엔 짜리까지 털어서 사온 맥주와 안주를 그늘에 펼쳐 놓고 자리를 잡은 다음
왼편을 둘러봐도 울창한 계곡이요
오른편을 둘러봐도 울창한 계곡이다.
신기한 것은 계곡의 모든 바위가 하나로 연결된듯 한데 맞는지 모르겠다.
암반을 거쳐 흘러서 그런지 물은 차갑지 않았으나
더위를 식혀 주기에는 충분하여 즐거운 물놀이를 즐겼다.
내려 오는 동안 계속되는 울창하고 푸른 산들을 바라보며 항구에 도착한 우리는
곧바로 배에 몸을 실었고, 배는 잔잔한 바다를 가로 지르더니
어느새 창가 너머로 "五六島"가 보인다.
집에 도착하여 對馬島 특산품인 "카스테라"를 맛 보았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빵으로 달콤한 앙금을 말아서 만들었는데
역시 이름값을 하는듯- 부드럽고 달콤하고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