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8
"압해도"서쪽 "송공항"에서 출발하는 철부선이 조용히 미끄러진다.
안개가 끼어있는 잔잔한 바다를 20분쯤 진행하자 "암태도"에 도착하고
상큼한 바람을 맞으며 국도 2호선을 따라가다가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진행하니
"은암대교"가 나온다. 다리를 넘으면 "자은도"로 들어 가게된다.
잠시 차를 멈추고 건너편을 바라보니
자은도에서 가장 높은 "두봉산(364m)"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임진왜란때 명나라 군사 "두사춘"이 반역자로 몰려 피신하였는데
섬의 지형지세가 모난데 없이 평탄하고 사람들이 온후하여 생명을 보전하게 되자
감사의 뜻으로 "자은도"라 불렀다 한다.
점심을 마치고 나서 유람에 나섰다.
"백길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송림사이로 고운모래와 잔잔한 바다
그리고 포근한 모습의 섬들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해변은 그리 크지 않은데 왼편 능선뒤로 또 다른 해변이 있고,
밀물(헤어짐)때 분리된 해변이 썰물(만남)때 하나로 연결되어
사랑이 맺어지는 테마가 있는곳으로 유명하단다.
오른편은 활처럼 휘어진 능선이 거친 파도를 아늑하게 막아준다.
다음에는 "분계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마을 사이의 좁은길로 요리저리 들어가니 먼저 소나무숲이 우리를 반긴다.
먼저 "여인송"을 보라는데 정말로 여인의 모습을 거꾸로 한듯한 모습이다.
사소한 말다툼 후에 고기잡이 나간 남편이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못하자
큰 소나무에 올라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여인이 죽고,
돌아온 남편이 그 소나무 아래에 아내를 묻자 나무는 거꾸로 선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를 닮은 모습으로 변하였다는 슬픈 전설이 깃든 나무란다.
연인끼리 "여인송"을 두팔로 감싸 안으면 백년해로를 이룬다한다.
이곳 소나무들은 유달리 크고 훤칠한 것이 신비한 분위기 마져 느끼게 한다.
그런데 소나무밑둥이 드러나 있는것으로 볼때 이곳의 모래도 점점 침식되는듯하다.
해변에 돌로 쌓아놓은 경계석으로 모래의 침식이 진행되는데
여름에는 자갈이 드러난 정도로 침식이 심하고 겨울에는 다시 모래가 유입되는데
그 이유를 몰라서 답답하다고 한다.
이곳도 오른편으로 활처럼 휘어진 능선이 포근하게 감싸주는데,
끝자락의 봉우리가 "응암산(122m)"이다.
"매바우산"으로도 불리는데,신령스러운 명산으로 소문나 풍수들이 명당자리를
찾으려고 왕래를 하던 곳 이란다.
산봉우리의 바위가 날카로운 매처럼 사방을 지켜주어 주위에
복치(꿩이 엎드려 있는 모습) 형국의 명당이 많다고 한다.
해변을 나오면서 다시한번 우람한 송림과 해변
그리고 다도해가 만들어 내는 풍경을 천천히 음미해 본다.
돌아오는 길가는 겨울이 아니라 봄이라고 느낄만큼 온통 푸르다.
"대파"를 재배하는데 10년만의 대박이라며 모두들 웃음띤 얼굴들이다.
조금 이르지만 이곳의 특산물인 "낙지"를 먹고 가란다.
먼저 낙지 한마리를 잘게 잘라서 토종 달걀 노른자와 참기름과 깨를 넣고
잘 저은 다음에 후루룩 삼키면 된단다.
숙취에 좋고 아침에 한번 한달만 먹으면 정력과 피부미용에 최고라 한다.
다음으로 낙지 머리를 살짝 삶아서 가져왔는데
모양새는 외계인 같아 이상 했지만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난다.
이제 본 메뉴다.
징그럽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꿈틀거리며 접시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낙지 다리를 입안에 넣고 씹는맛은 꼬돌꼬돌하고 고소하다.
"오도선착장"에서 배를 타니 벌써 해가 기운다.
멀어지는 "암태도"의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태양을 바라보며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 해본다.
* 전남 신안군 자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