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21
봄 체육행사차 "押海島"로 갔다.
"宋孔山"을 오르니 철쭉이 살며시 반겨준다.
동네 뒷산같이 평이하고 포근해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오르니
팔각정이 보이는걸로 미루어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오후 늦게부터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 때문인지
올라온 길을 내려다 보니 안개가 제법 깔려있다.
생각과 달리 팔각정에서 정상으로 가는 300m의 길은 나무가 우거져있다.
정상에는 전파탑이 주인처럼 버티고 있고 높이가 230.9m 라는 표석만이 외롭다.
정상부근에 석축및 토성이 있다는데 찾을길은 없지만
이곳 성곽은 통일신라 말기에 왕건과 견훤이 나주를 확보하려고 경쟁할때
후백제의 지원세력인 압해군지역에 축조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단다.
고려 고종 43년(1256) 몽고군 차라대가 70척의 대선단으로 압해를 공략할때
이를 격퇴시킨 항몽전적지 이기도 하다.
내려 가면서 살펴보니 돌탑 위쪽에 석축의 흔적(?)이 보이는듯 하다.
분재공원으로 내려 가는길은 지그재그로 조성되어서
공원과 해안가를 조망하면서 여유있게 갈수 있어 좋았다.
해안가 길 옆에는 너무도 고운 빛깔의 "양귀비꽃"이 나를 유혹하는데,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오묘한 붉은빛과 검정색의 조합이 넋을 잃게 한다.
그리고 그 길에는 뜻밖에도 "해당화" 군락이 있다.
이미자씨가 부른 "섬마을 선생"의
"해-당-화 피고지-는 섬- 마-을-에"라는 가사를 흥얼거리니
분홍빛 고운 순정을 살포시 내 보이는 섬 처녀의 마음이 보이는듯 하다.
분재공원에 가니 마침 명품분재 전시회가 있다.
분재와 조각작품과 아름다운 싯귀가 어우러진 모습이 보기 좋고
주변의 산세가 부드러워서 포근한 느낌을 준다.
전시장의 동선을 따라서 걸어가니 분재들이 배열되어 있는데
동선 옆으로 조그만 구릉을 만들어서
분재를 감상하는데 시선이 분산되지 않고 배경이 포근하여 좋았다.
(분재는 가까이 다가가서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보아야 제대로 보인다.)
자그만 연못을 지나자
"작약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하얀색,분홍색,붉은 자주색 꽃들이 하늘거리는 모습에 마음을 빼았겼다.
아쉽지만 다음 코스로 이동을 할 시간이다.
다리를 건너서 가다가 다시 한번 뒤돌아서 고운 모습들을 뇌리에 새겨 본다.
점심 먹으러 도착한 농원의 앞 바다는 바닷물이 빠져서 갯벌이 드러나 있다.
낙지잡이 배들도 한가로이 쉬고 있는데
모래위에 바다고동 껍질이 있어서 한군데로 모으려고 발을 들이민 순간,
꿈틀거리는 미세한 움직임에 깜짝 놀랐다.
껍질이 아니라 살아있는 바다고동 이었던 것이다.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 농원을 둘러보니 해안가 언덕위에 방갈로가 있고
그 앞에 자리가 준비되어 있는데,
바베큐 뚜껑이 열리고 잘 읽은 돼지고기가 모습을 드러내자 식사가 시작되었다.
배불리 먹은후에 다시금 해변을 바라보니 바닷물이 조금씩 들어 오는데
날씨는 조금 더 어두워지고 보슬비가 내린다.
그러나 "족구"는 모든 체육행사의 꽃이라서 팀을 갈라서 운동을 했다.
공을 넘기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대결이 재미있었던 하루였다.
* 압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