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4
오늘은 5시 기상이다.
감깜한 텐트에서 헤드렌턴 불빛에 의지해서 빵을 먹고
따뜻한 스프로 속을 달래고 나니
어느덧 여명이 밝아 오고 메인인 팬케이크가 나오는데
그 위에 모두 다른 문양이 그려져 있으며, 내것은 山과 콘도르 글씨다.
작지만 섬세한 배려에 모두들 기분이 좋아 져서 서로의 문양을 비교하느라 바쁘다.
06;30 등반을 시작 했는데
오늘은 어제와 달리 바로 산 봉우리들이 가까이 보이기 시작한다.
표지판을 지나고 숲길을 지나니
어느새 높은 봉우리 위로 솟은 태양의 빛이 강렬하다.
높고 험한 봉우리가 보이는 평탄한 곳에는 야영을 마치고 짐을 꾸리는
포터들의 손길이 바쁘고,우린 그늘에서 잠시 땀을 식히며 쉬었다.
나무들이 울창하고 가파른 지역을 지나는데
우리의 산악 가이드인 "알렉스"가 힘을 내라고 엄지를 세워 보인다.
경사도가 있고 고도가 높아서 걸음은 자꾸 느려 지는데
잠시 숨을 고르며 주위를 둘러 보니 뾰족한 雪山이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몸이 지쳐갈 무렵 앞쪽에 울산바위 같은 거대한 암봉이 보이고
구름은 파란 하늘 위에 하얀 물감을 풀어 놓은듯 상큼 하다.
힘을 내어 천천히 다리를 움직여 올라가니 시냇물도 흐르고
너른 공터에 음료수등을 파는 가판대도 있고 사람들로 북적인다.
여기가 물을 구할수 있는 마지막 지점(Llulluchapampa)인 모양이다.
냇물에 손씻고 세수를 하니 시원함은 이루 말할수 없으나
배도 고프고 몸이 천근 만근이다. 그런데 점심을 줄 생각도 안하고
고개 넘어 텐트에 가서 "점.저"를 먹는다 한다.
간식 주머니에서 과자 하나 꺼내 먹는데
일행중 한 분이 컵라면을 꺼내자 모두의 시선이 집중 된다.
몇분을 기다려서 두세 가닥 얻어 먹었더니 기운이 나는것같다.
그때 가이드 "알렉스"가 나무 젓가락에 관심을 보이기에
배낭에 있던 나무 젓가락 3개를 주고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더니
재미 있어하는 모습이다.
Dead Womans Pass라는 가파른 길을 걸어 가는데
아래쪽 계곡 개울 옆으로 주거지 혹은 농경지의 흔적이 보인다.
마음을 다지고 오르막 산길을 가는데 가까이 보이는 산등성이가 도무지 나타나지
않고, 올라도 올라도 제자리 인듯 하다.
약 300-400m 거리인듯 한데 벌서 2번째 쉬어 간다.
쉬엄 쉬엄 걸어 가자 길가에 피어 있는 노란꽃도 보이고
기묘한 꽃(?)봉오리도 보이는데, 약간 숨이 차고 메스껍다.
잠시 쉬면서 올려다 보니 고갯마루는 까마득 하고
올라온 길을 뒤 돌아 보니 오르며 보았던 높다란 雪山이 저만치 아래에 있다.
급격하게 지쳐버린 몸을 이끌고 오직 올라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길을 올라
드디어 "와미와누스까(Warmiwanusca)"에 도달 했다(13;10).
잉카 트레일 코스중 가장 높은 지점(4,215m)에 올랐다는 기쁨도 잠시
적당한 풀밭에 드러 누워서 숨을 고르고 있으려니
룸 메이트가 베낭을 앞,뒤로 메고 뒤쳐진 일행과 같이 도달한다.
내려다 보니 이제 부터는 내리막 길이다.
그러나 길은 어디가 끝인지 가늠 할수가 없어 막막 하기만 하다.
그래도 고도가 낮아 지는지라 여유도 생기고, 1시간 30분 정도면
야영장에 도달한다는 정보(?)로 꽃구경도 하며 걸었고
산 등성이에서 흘러 내리는 폭포(?)도 구경하며 천천히 걸었다.
제법 세차게 흘러 내리는 계곡물을 지나 조금 걸어 가니
돌로 포장된 도로가 나오고 G-Adventures 포터가 깃발을 들고 기다린다.
야영장에 들어 서니 역시 격려의 박수가 쏟아 지나 약간 쑥스럽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배낭에서 막대 사탕을 꺼내서 요리사.포터,가이드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하나씩 나눠 주었다.
먹지 않고 주머니에 간직하는 모습이 짠하다.
"와미아누스까" 오르기 前 길가에서 함께 쉬던 다른팀 포터들도
막대 사탕을 받아서 주머니에 넣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 간다.
텐트에 배낭을 두고 잠시 누웠는데 위가 부풀어 오른듯 거북하고
메스꺼워서 밥맛이 없는데,일행중 한분이 본인도 밥맛이 없다며
아껴둔(?) 컵라면 1개를 주신다.
스프를 한그릇 먹고 나서 불어 터진 컵라면을 먹었는데
매콤한 맛이 그래도 입맛을 살려 주는듯 하다.
고산병이 의심되어 약을 먹었으나 복무 팽만감은 나아 지지 않아 큰일이다.
06;30부터 산행을 시작 했으니 12;30 쯤 마지막 쉬었던 지점에서
첫날 처럼 점심을 먹고 쉬었더라면,이런일이 없었을 텐데
16;00 까지 산행을 했으니 무리가 된듯 하다.
* 시작; 와이야밤바(Wayllabamba)
도착;빠까이마요(Pacaymayo)
산행 거리;약 12km
예상 시간;6- 7시간
실 소요 시간; 9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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