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18
오늘은 양주에 있는 "佛谷山"을 찾았다.
1호선 양주역 2번출구 건너서 버스를 타고 "양주시청"에 내려
주차장 왼편 옆 오솔길로 산을 올랐다.
생각과 달리 평범한 산길이 계속된다.
등산로 옆에는 "보루"에 대한 설명과 안내판이 있는데
이 산에는 봉우리와 능선의 정상부를 따라 9개의 보루가 2열로 배치되어 있고,
남쪽의 의정부 일대와 동쪽의 3번 국도 일대를 통제 할 수 있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서 고구려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너른 "마당바위(?)"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나서 길을 오르는데
흐트러진 돌 무더기가 보인다.
"보루"가 무너져 있는 것으로 대부분의 보루가 무너 지거나 묻혀있어
정확한 축조 양상을 알 수 없으나, 외관상 비교적 유적의 규모가 크고
성 내부에서 집수 시설로 보이는 구덩이 들이 확인 되고 있단다.
헬기장에서 아이스께끼로 더위를 달래고 나서 전진하여
움푹 들어간 암반길을 지나고 나니 "십자고개"다.
이곳부터 암반이 계속되고 가팔라 지기 시작하더니
풍상을 겪은 흔적을 지닌 소나무와 함께 발 아래로 시원한 경치가 펼쳐진다.
정상에 가까워 졌다는 흥분된 기분으로 철재 계단을 오르는데
바위 위로 축성의 흔적이 보이고
생각 외로 평탄한 흙길이 나온다.
그런데 바위 표면에 기둥을 세우기 위해서 파 놓은 듯한 구멍이 여러개 있다.
"보루"에 건물도 여러개 있었던 듯 하다.
거대한 암반이 길을 막고 서 있는데 여기를 오르면 정상이다.
계단을 따라 오르자 정상은 보이지 않으나,산 아래의 정경이 한 눈에 들어오고
소나무 가지 사이로 "임꺽정 봉"도 보인다.
또 다시 이어지는 암반을 지나야 정상이 나온다 해서 오르는데
갑자기 수직 암벽이 나오고 로프도 모자라서 사다리까지 설치되어 있다.
사다리를 오르자 왼편으로 정상인 "상봉(469m)"이 보이고
먼저 오른 이들이 인증샷을 날리고 있다.
한마디로 숨겨진 정상(hidden peak) 이라고 해야될 듯 하다.
정상이 좁은 관계로 서둘러 인증샷을 하고 내려 오는데
본격적으로 멋진 바위들이 나타난다.
바위사이로 급격하게 내려가는 계단 때문에 조심 스럽기 그지없으나,
시선을 사로잡는 경치때문에 발 밑을 조심해야 한다.
계단을 지나서 다시 암릉을 오르니 "상투봉"이 나오고,
"상투봉"을 지나자 능선이 나오는데 호쾌하게 펼쳐지는 구릉과 암반들이
나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돌을 밀가루 반죽하듯 기기묘묘 하게 빚어놓은 경치도 구경하며 내려가다가
밥때가 되었다는 친구들의 성화에 떠 밀려 점심을 먹었다.
홍어 안주에 막걸리까지 먹고나니 기분은 좋은데 몸이 무거워 진다.
그러나 "불곡산"은 성의를 다하는듯 가파른 암릉길을 계속 쏟아내니
우리의 발걸음은 눈에 띄게 느려진다.
점심을 먹고나서 바로 내려가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계속되는 기암들의 사열에 모두들 만족을 표시하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언덕의 바위 앞에서 "물개바위"라며 사진을 찍는데
산 위로 올라온 물개의 앞 날이 걱정되기도 한다.
완벽한 S라인을 자랑하는 소나무를 지나서 길을 재촉하자
풍파를 견디면서 바위끝에 자라는 소나무 뒤로 툭 터진 광활한 풍경이 나오고
힘을 얻어 조금 더 오르자 드디어 "임꺽정 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예상외로 너른 면적에 큰 나무 몇 그루가 그늘까지 제공하고
커다란 선돌(?) 까지 있어 휴식을 취하며 경치를 구경할 만 하다.
약간 아래쪽에는 걸출한 바위가 있는데 길은 바위끝에서 멈추고
다시 돌아와서 "제9보루"를 지나니 내리막 길이다.
내려가면서 "임꺽정 봉"의 우람한 모습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계단을 내려 가는데
이곳 역시 발을 조심해야 할 정도로 아찔한 경사가 계속된다.
계단을 내려오자 돌 무더기가 많은 경사진 길이 이어지고
계곡도 있으나 물이 흐르지 않아서 계속 내려오니,군용 구축물이 나오고
평평한 길 옆에 제단이 보이는데 막걸리와 과일이 놓여있다.
누군가의 염원이 담겨 있는듯한 모습을 보면서
무사하게 산행을 마친 우리들도 "불곡산신"에게 고마움을 담은 작별 인사를 했다.
"대교아파트"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바라보니
아기자기 하면서도 산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능선의 모습이 새로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