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3
술술 풀려나가던 등산객들의 행렬이 갑자기 멈춰선다.
큰 바위에 좁은 통로로 반대편에서 넘어 오는 행렬이 길었던 것이다.
좁은 통로를 지나서 반대편에서 바라보니 누군가 바위사이에 돌을 얹어
일부러 만들어 놓은 비밀의 문같아서 신기하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갑자기 커다란 바위가 길 전체를 막아버리고 있다.
모두들 엉거주춤한 자세로 내려오는 모습이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바위를 오르니 앞쪽에 "사모바위"와 "비봉"이 보인다.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는 안도감과 배꼽시계의 재촉에 양지바른곳에 앉아서
보따리를 풀었다. 웅담을 녹여낸 소주맛이 일품이다.
가까이 다가가니 "사(관)모바위"는 머플러로 한껏 멋을 낸
"단발머리 소녀"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옆에서 보니 네모난 돌이 바위위에 얹어져 있는데 오른편에도
삐죽하게 튀어나온 돌이 있어 "관모"처럼 보이는가 보다.
드디어 "비봉"이 보인다.
그러나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뒤로 돌아갔으나 그쪽도 통제를 한다.
정상의 "진흥왕 순수비"를 눈으로 만 확인하고 길을 재촉했다.
이제 마지막 관문인 "향로봉"이 보인다.
통제되는 "향로봉"을 끼고 돌아가는 능선도 온통 뾰족한 바위투성이로 험상궂다.
그런데,온갖 바위들의 기묘한 모습을 감상하다가 능선을 보니 "족두리봉"이
왼편에 위치하고 내려가는 이정표에는 "불광매표소"로 표시되어있다.
또 한번 코스를 착각한 나는 "향로봉" 왼편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가로질러 내려가는 길도 바위 투성이의 험한길인데
등산객들이 맞은편에서 오고있어 계속하여 진행하였다.
또다시 비밀의 문을 통과하고나니 앞쪽 작은계곡 건너서 "족두리봉"이 보인다.
조금 내려오면 등산로가 있는데 험한 길만 타고 온 것이다.
철탑부근에 다다르자 길도 평탄해 지고 마음도 안심이 되어 잠시 뒤를 돌아보니
"향로봉"을 넘어서 계속 내려오는것이 정상 코스인데 순간적인 착각으로
헤메고 만 내가 원망스럽다.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인 "족두리봉"이 시야를 가로 막는다.
작은"인수봉"이라고 할 만큼 매끈한 모습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자일"을 타는 사람들이 있으나 아직은 초보인듯 진행이 더디고
봉우리의 가장자리를 돌아가는 사람도 보인다.
바위사이로 아스라이 보이는 봉우리의 이름을 가늠해 보지만 알길이 없어 답답한데
친구들은 빨리 내려가자고 조른다.
칼날같은 날카로운 옆길을 올라가니 이곳 "족두리봉"도 출입을 통제한다.
둘레길을 조성하면서 통제하는 봉우리도 많아졌고 등산로 곳곳에 출입금지
지역을 설정해 놓았으니 산행시 참고해야 할듯하다.
내려가는길옆에 항아리모양으로 가지가 휘어진 소나무가 있는데
잘 가꾸면 또 하나의 명물이 될듯하다.
"독바위역"에 내려오니 두번이나 길을 잃고 헤메서 그런지 다리가 후들거리나,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들이키니 정신은 초롱초롱 해진다.
오늘 드디어 "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삼각산"에 이르는
서울의 북쪽을 감싸는 능선을 종주하는 대역사(?)를 마감지었다는 기쁨에
남몰래 미소를 지어본다.
'산행(여행)일지 > SC13산우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악산 1코스 (0) | 2011.05.24 |
---|---|
삼각산(형제봉능선) (0) | 2010.11.15 |
삼각산(칼바위능선) (0) | 2010.10.13 |
삼각산(구기계곡) (0) | 2010.10.13 |
삼각산(소귀천,진달래계곡) (0) | 2010.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