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22
산우회 기념잔치를 한다는 "가례헌"을 찾았다.
청구역에서 광희문방향으로 100m쯤 올라가니 미싱돌리는 소리가
들리는 허름한 건물 1층입구에 간판이 보인다.
70년대로 되돌아간듯한 건물모습에 설마 설마 하면서 계단을 올라
삐걱대는 문을 여니 고풍스런 실내가 나를 반긴다.
공연장을 한번 둘러보고
먼저 저녁식사를 하는데 방에는 온통 유성기로 가득 차있다.
소리가 녹음된 LP판도 있어서 한번 유성기에 올려놓고
노랫가락을 들어보고 싶다.
방 한켠에는 고풍스런 단파라디오까지 -
정말 소리박물관을 차려도 좋을성싶다.
식사후 다실에서 차를 마시는데
매듭등 여성스런 소품으로 장식된 곳과
보료와 책장등을 갖춘 남성만의 공간이 분리되어 흥미롭다.
잠시후, 명창의 간략한 소개말로 공연이 시작되고
기생차림의 두사람이 앉아서 창을 하는데
처음 접하는 방식이다. 앉아서 하므로 "좌창"이란다.
다음은 많이 들어본 판소리다.
단아한 한복에 부채를 들고 소리를 시작하는데
고수와 호흡을 맞추어 나가는 소리에 모두들 넋을 잃고
부채를 활짝 펴고
또한 접으며, 끊어질듯 이어지는 소리가 가슴을 적신다.
"심청가"중 애절한 가사대목에서,무릎을 꿇면서 비통한 애조의 곡조가
나올때는 모두의 애간장이 녹아난다.
격정의 순간이 지나고 부드럽게 소리는 평온을 되찾고
고수의 장단이 잦아들면서 소리가 끝나자
모두들 열광적인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