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01
어제 숙소로 들어오기 전,마트에서 사온 비상식으로 아침을 먹은 뒤
택시를 타고 9코스 출발점인 "대평포구"로 갔다.
"박수기정"의 신기한 모습을 방파제에 서서 잠시 바라보고 나서
몰질(말길)이라 불리는 가파르고 좁은 길을 오르는데
붉은 집게발을 가진 "게"들이 바위와 풀숲 사이에서 졸다가
경계의 손짓을 하더니 이내 바위틈으로 사라진다.
오르막을 오르니 발 아래로 마을과 해안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 오고
소나무가 우거진 쉼터에서 툭 터진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더위를 식히고
지구본에서 우리의 위치도 탐색해 본 뒤,길을 걸어가니
갑자기 작은- 서부영화에서 보았던 작은 미닫이 문이 나타난다.
"기정"을 내려가 "볼레낭길"을 따라가니 봉수대의 흔적도 있고
왼편으로 이름 모를 바위가 근사하게 자리 잡고 있다.
오르막을 오르려니 이름 모를 버섯이 나무 그루터기에 있어 구경하고
평탄한 길이 나타나서 급히 발길을 옮기려니 소똥이 보이기 시작 한다.
발 아래를 조심하며 걸어가니 또 다시 작은 미닫이 문이 보인다.
올레꾼들을 위해서 길을 내준 땅 주인에게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 나아가니
험한 바위길로 접어들고,바위길을 지나니 평평한 산길이 나오는데
일제때 만들어진 동굴진지가 나오는걸 보니 "월라봉(200.7m)"에 오른것이다.
4동굴 까지는 표지가 있고
이곳에는 총 7개의 동굴이 있으며 봉우리 정상을 돌아서 길은 이어 진다.
길 옆 나무 둥치에서 자라는 이름 모를 버섯도 관찰하며 걸어 가니
데크가 나오는데, 계곡과 봉우리를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난다.
난간에 작은 글씨로 왼편으로 가라는 글이 있고
화살표도 왼편으로 향하고 있어서 계단을 내려서 길을 따라 갔다.
그런데 난데 없이 거무 튀튀하고 뿔이 곧게 선 소가 길을 막고 있는데
좀처럼 비켜줄 생각이 없는듯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참을성 없는 우리가 길을 우회하려 하자 그때서야 비켜주는데
역시 이곳에도 숲속에 여러 마리의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길 옆에는 제선충 방제를 위해서 잘라낸 나무를 훈증처리하고 있는데
밀봉처리가 허술하고 주의 표지판도 없어 올레꾼들의 건강이 염려 된다.
갑자기 비가 내렸지만 계곡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오자
궁금한 마음에 내려가 보니 "안덕계곡"과 "황개천"이 나온다.
바위에 올레길 표시가 있는걸 보니
초기에는 계곡을 따라 가는 길이 있었으나 위험성 때문에 변경 된듯 하다.
언덕길을 내려 오는데 또다시 검은 먹구름이 일고 굵은 비가 쏟아 진다.
비를 피하려고 했으나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하자
급하게 거친 길을 걸어 나가니 화장실과 휴게소가 나오고 스템프가 보인다.
화장실에서 잠시 비가 누그러 들기를 기다리다가 "황개천교"를 건넜고
亭子를 발견한 우리는 한달음에 달려가 우비를 벗은 다음
어제 모슬포에서 구입한 "오메기떡"등을 펼쳐 놓고 점심을 즐겼다.
화력발전소 옆을 지나면서 "화순리 선사마을"유적지를 둘러 보고
포장된 마을길과 해안로를 쉬엄 쉬엄 걸어 가니 화장실앞에 10코스 스템프가 있고
올레 안내소는 폐쇄되어 을씨년 스럽다.
해변 백사장이 금빛으로 반짝인다 하여 "금모래해변"이라 한다는데
어디에도 반짝이는 것은 보이지 않고,구조물 공장의 위용(?)에 초라하기만 하다.
해변을 가로 지르니 가파른 언덕에 계단이 보여서 우비를 벗고 계단을 오르려니
화살표는 왼편 돌무더기 위로 가라고 한다.
켜켜이 줄무늬가 있는 멋진 바위를 보면서 이리 저리 바위를 오르 내리니
해안가에 거대한 바지선이 좌초된 채로 있다.
태풍에 좌초 되었는데 선박 소유회사와 임대인 간 소송으로 방치 되어 있다니
참 볼쌍 사납다.
좁고 작은 언덕길을 오르니 생각지도 않은 풍광이 나의 앞에 나타난다.
작은 코지와 그 사이에 비밀스럽게 드러나 있는 백사장의 모습이 아름답다.
리본을 조심스럽게 살피면서 걸어가니 거친 현무암들이 길을 막는데
그 모양이 기괴하여 잠시 살펴 보았다.
모래사장을 지나는데 해안절벽에 동굴들이 있고
뒤편으로 안개에 쌓인 산방산이 나타난다.
"하멜기념비"를 지나서
"용머리"로 내려가니 높은 파도로 입구가 폐쇄되었고
"하멜기념관"도 문을 닫았다.
숙소로 돌아 오자 비가 그쳐서 "산방굴사"에 가기로 했다.
길을 나서자 계단옆에서 졸고 있던 주인집 개가 우리를 앞서 더니
산방산 계단 입구에서 되돌아 간다.
황금빛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고
바다를 내려다 보니 "용머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 온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산방굴"이 나오자 다시 부처님께 참배를 드리고
전설이 어린 약수를 맛 보았는데 약간 닝닝하다.
옜날에 "산방덕이"라는 미모가 빼어난 여신이 "고승"이라는 농부와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그녀의 미모에 반한 고관대작이 남편 "고승"을 모함하여
귀양을 보내 버리자,이곳 "산방굴"에 들어 와서 눈물만 흘리다가 끝내
바위가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 있는곳이다.
지금도 동굴 천정에서 떨어지는 물이 인간사의 한량없는 죄악을 슬퍼하며
흘리는 "산방덕이"의 눈물 이라고 한다.
동굴 앞의 소나무는 1969년 처음 이곳에 왔을때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이나
훨씬 우람하게 자라 더욱 멋있는 풍광을 만들어 주고 있어서 반갑다.
"해수관음"도 찾아 뵙고 대웅전을 둘러 보고 숙소로 내려 왔다.
* 대평포구- 몰질- 박수기정- 봉수대- 월라봉- 안덕계곡- 자귀나무숲길
황개천- 화순리 선사마을 유적지- 해양경찰서- 화순금모래해변- 용머리해안
- 산방산 ; 일계 9.6km (누계 57.2km)
* 숙소 \50,000 , 택시 \12,000 , 마트 \13,700 , 산방사 \2,000 ; 일계 \77,7000
(누계 \807,500)
'가족 여행 > 제주 올레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차 올레길 답사 3일째(8코스; 씨에스 호텔- 대평포구) (0) | 2013.10.08 |
---|---|
2차 올레길 답사 4일째(10코스; 산방산-모슬포 하모체육공원,11코스; 모슬포항- 대정여고)) (0) | 2013.10.08 |
3차 올레길 답사 일째(10-1코스; 가파도) (0) | 2013.10.08 |
3차 올레길 답사 일째(11코스; 모슬포- 무릉생태학교)) (0) | 2013.10.08 |
2차 올레길 답사 6일째(12코스; 무릉생태학교- 용수포구) (0) | 2013.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