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행/제주 올레길

2차 올레길 답사 3일째(8코스; 씨에스 호텔- 대평포구)

winwin55 2013. 10. 8. 20:39

2013.09.29

 

 아침을 먹는데 또 비가 부슬 부슬 내린다.

 나그네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간이 갈수록 빗줄기는 굵어지고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오늘의 계획을 급히 수정하고 

 비가 잠시 주춤해지자 우비와 우산으로 무장하고 길을 나섰으나

계단을 오르는 "베릿내오름"코스를 포기하고 왼편으로 내려가니

다리밑으로 징검다리를 건너서 데크길을 한바퀴 돌고 길은 이어진다.

 "중문 색달해변"이 가깝게 다가 왔을때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내리 쏟아지는 비를 천막 아래에서 피하고 있는데

거친 파도가 밀려오는 해안에 검은 형체들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인데 안전불감증이 걱정 된다.

 폭포처럼 쏟아지던 빗줄기가 가늘어 지자 우리는 색달해변을 가로 질러 갔다.

해변에 설치된 데크를 지나니 "하얐트호텔"이다.

ALL in의 촬영지에서 잠시 색달해변을 바라보며 무드를 잡아보고

 호텔앞 산책로를 따라가니 "해병대길"이 폐쇄되었다.

지루한 중문의 거리를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걸어 가야 하다니 맥이 풀린다.

 "중문관광단지 안내소"에 도착하니 다시 비가 쏟아지나 화장실도 있고

다행하게도 비를 피할수 있어 배낭을 풀고 계획을 점검했다.

다행히 목적지 숙소 사장님의 배려로 안내소에 배낭을 맡기고 사거리를 돌아 가는데

 인터넷으로 검색했던 식당이 맞은편에 보인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전복뚝배기로 뜨겁게 몸을 데우니

비를 맞아 축축해진 몸과 마음이 한결 게운해 진다.

 길을 걷는데 보도가 없어서 오가는 차들이 빗물을 뿌려서 여간 신경이 쓰이나

조금 지난 사거리에서 좌측으로 꺽어 들어가자

 길은 한적해지고, 멋진 난간을 가진 다리를 지나 왼편으로 접어 들자

 "예래생태공원"이 시작되는데,

용천수인 "대왕수천"을 이용해 만든 천연 목욕탕도 있고

개울을 따라 잔디 깔린 길이 편안하게 이어진다.

 길은 무대가 설치된 다리 아래로 이어지는데 비를 피할수 있고 화장실이 있어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다리밑을 지나자 작은 호수가 있고 잘 정리된 습지공원이 계속된다.

생태공원 답게 시설물은 별로 없고 산책로가 여기 저기로 이어져서

걸어가는 내내 상큼한 풀냄새,나무향기가 촉촉히 내린 비와 어울려 내게 다가 온다.

 생태공원이 끝나자 길은 다시 바다로 이어지고,

코스는 우측으로 이어지나 우리는 다른 주상절리를 보려고 방향을 왼편으로 틀었다.

 거칠고 거무스레한 현무암으로 가득차 있는 해변을 따라 길은 이어지고

계속 걸어 하수처리장 옆 해변길로 내려 가자 

 제주의 통상적인 해변의 풍광과 달리 커다랗고 둥그스럼한 먹돌이 가득 깔린

굴탁굴탁(울퉁불퉁)한 갯바위 길이 나타나는데,

비가 내려서 걷기에 미끄러운 바윗길은 생각보다 험하여 생각보다 걸음이 늦어진다.

 드디어 "갯깍 주상절리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높은 돌기둥이 줄지어 있는 이곳은 1.75km에 이르는 해안에 걸쳐서

높이가 다른 사각형,육각형 돌기둥이 깎아지른 절벽을 이루고 있으며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몽돌 가득한 해안을 따라 가까이 다가갈수 있어 매력적이라는데

여기서 보고만 있을수는 없는 일, 미끄러운 몽돌을 밟으며 다가가니

동굴이 보이고 굴은 반대편으로 뚫려있다.

다가서니 굴은 다시 해안으로 이어지는데

들어 왔던 입구도 뒤돌아 감상하고 나서 전진하니

다시 몽돌이 깔린 해안과 주상절리대가 이어진다.

"하얐트호텔"에서 이어지는 "해병대길" 전체가 이런 주상절리대라니- 대단하다.

앞으로 더 가고 싶었으나

비는 내리고 거센 파도가 해안으로 밀려들어 이만 돌아 가야겠다.

되돌아 오는길에 "해병대길"이라는 표지석과 몽돌을 깔아 길을 낸 흔적도 보였는데,

8코스 뿐만 아니라 올레길 전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길인데 퍠쇄되어 안타깝다.

궂은 날씨에도 갯바위 끝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걸어가니

바닷가를 막아 풀장 같은곳이 보인다. "논짓물"이다.

파도가 넘실대며 넘어오고 가끔 물고기도 밀려 들어 오기도 한다는데

매년 8월 이면 주민들이 축제를 연다고 한다.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걸어 가는데 오른편으로 돌담이 이어진다.

이것도 "환해장성"인데 500m정도 이어지고

낮은 언덕을 돌아 가니, 바다가 확 트이고 갯가의 경치가 그만이다.

등대가 보이는 코지를 지나면 포구가 나올듯 하여 부지런히 걷는데

또 하나의 작은 주장절리대(?)가 눈에 띈다.

어제와 오늘 제주의 모든 주상절리대는 모두 구경하나 보다.

작은 고개를 넘어가니 너무도 아담한 모습이 인상적인 "하예포구"다.

포구옆 정자에서 잠시 우비를 정비하고

길을 따라 타박타박 걸어 가는데 날은 더욱 어두워지고

얼마를 지나니 동그란 산과 해안절벽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리는 비를 뚫고 계속 전진하자 조그만 포구(해녀공연장)가 있고

조금 더 앞으로 걸어가자 "대평포구"가 나온다.

옛날 중국과 교역하던 중심 항구였으며 당나라와 원나라에 말과 소를 상납하는

세공선과 교역선이 왕래하던 "당케포구"였다더니 규모가 제법 크다.

그런데 뷰파인더로 들여다 보는 항구의 모습이 조금 어둡다.

UV렌즈에 김이 뿌옇게 서려 있어 더욱 어두운듯 한데

"갯깍 주상절리대"에서 부터 카메라가 비를 맞은듯 하다. 

스템프는 포구를 돌아서 깔끄막 밑에 자리잡고 있다.

마침 숙소 3층에 "옹기족욕카페"가 있어

뜨거운 차를 마시며 족욕을 하니 한결 피로가 풀리는듯 하다.

 

* 씨에스호텔- 배릿내- 중문색달해변- 하얐트호텔- 중문관광단지안내소-

  예래생태공원- 갯깍주상절리- 논짓물- 하예포구- 대평포구 ; 일계 13.2km

                                                                                    (누계 32.5km)

숙박비(28) \130,000 (29) \70,000 , 족욕 \8,000 ,점심 \25,000

   생수 \2,000 , 마트 \3,100  

   ;일계 \238,100                                                           (누계 \61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