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행/남도답사

내장산 내장사

winwin55 2011. 10. 25. 18:16

2011.10.23

 

토요일  비가 오고 흐린다 하여 오늘 "內藏寺"를 찾았으나

찌푸린 하늘은 개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제2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가는데 단풍 터널이 나를 반겨준다.

 

모두들 바쁜 걸음을 옮기며 다리를 건너는데

단풍들이 개울가에 숨어 있다가 살며시 나타난다.

 

날씨가 가물어서 잎파리가 마른 가지가 많으나

눈을 들어보니 변함없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부끄러운 듯 살포시 드러나는 단풍의 붉은 빛에 취해서

가다 멈추고 또 가다가 멈추는 발걸음은 더디기 만 하다.

걸음을 멈추고 잠시 뒤를 돌아보니

"백양사"로 넘어가는 길이 산 중턱에 걸쳐있다.

이번에는 노란색이다.

古木의 억센 가지에 내려 앉은 노란 단풍은 희망을 상징 한다고 할까?

그래도 단풍은 뭐니 뭐니해도 붉은색이다.

개울가에 자리한 단풍도 고우나

녹색의 가지 너머로 보이는 단풍은 더욱 아름답다.

단풍 숲속을 해메다가 문득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하늘도 온통 붉고 노란빛으로 물들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단풍열차가 내려 오느것을 보는 순간 다리가 아파진다.

데체 얼마를 더 걸어가야 "내장사"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다리는 피곤 하지만 단풍에 홀려서 걸어가니 "羽化亭"이 나온다.

"정자에 날개가 돋쳐서 승천 하였다" 하여 "우화정"이라 한다는 說이

전해 오는 정자로,붉은 단풍과 함께하는 경관이 유명하다.

우화정을 지나자 일주문이 보인다.

누가 단풍의 대표적 장소가 아니랄까!

길 왼편으로 노랑,빨강 단풍과 짙푸른 녹색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아직 초록빛을 띄는 단풍터널을 지나자

부도들이 정갈하게 서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天王門이 나타난다.

"內藏寺"는 지금으로 부터 약 1,300 여년전 백제 무왕 37년(636)

"영은조사"께서 현제 절 입구 부도전 일대로 추정되는 자리에

대웅전등 50 여동에 이르는 대가람을 조성하고 "영은사"라 이름 하였다.

그 후 고려 숙종 3년 "행안선사"께서 중수 하시고

조선 명종 12년 "희묵대사"가 삼창하시어 절이름을 "내장사"라 고쳤다.

四天王 4분께 인사를 드리고 경내로 들어서니

왼편으로 아담한 연못이 자리하고

오른편으로 거대한 나무사이에 2층 누각이 보이는데,

여늬 사찰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파격적인 구성이 돋보인다.

계단을 올라서도 풍성한 나뭇가지에 달린 단풍만이 나의 시야에 들어오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3층 석탑이 앞을 막아 서는데

잠시 뒤를 돌아다 보아도,온통 울긋 불긋한 단풍이 나를 감싸고 있다.

오른편에는 "極樂殿"이 있다.

인간의 가장 큰 고통인 죽음을 물리치고 영원한 생명을 주시며

죄업의 고통으로 절망하는 나약한 중생의 의지처가 되는 부처인

"아미타불"을 모신 전각이다.

극락전을 돌아 나가자 "大雄殿"이 나온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굳건히 자리잡고 앉아서 진리를 說 하시는 전각이다.

싯타르타 태자가 6년간의 고행끝에 깨달음을 얻어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던 번뇌를 쓸어버려 위대한 승리자가 되었기에

위대한 영웅- 大雄 이라 한다.

"三聖閣" 옆의 탐스러운 단풍 아래는 연인들의 잔치 마당이다.

가까이서 살펴보니 나무 아래에 5층 석탑이 있는데

상당 부분 훼손되어 있으나 소박하고 균형잡힌 모습이 보기에도 좋다.

"冥府展" 앞의 꽃무늬 石槽도 구경하고

"梵鐘閣"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뒤편의 木魚가 너무도 싱싱(?)하여 사진에 담아보는데

수염이 달린것으로 봐서 잉어인가 보다.

水中의 중생을 위해서 "목어"를 두드리는데

물고기는 잠을 잘 때도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을 강조 하기 위한 법구로 사용된다.

누각에 걸터앉은 두 어린이가 "가위 바위 보" 놀이를 하고 있고

그 옆 탁자에는 꽃꽃이 한점이 놓여있다.

누각 위에서 천왕문을 들어서는 사람들을 구경하다보니

붉고 노랗고 푸른 단풍잎 앞에 놓인 - 비어있는 돌 의자(?)가 시야에 들어온다.

비어 있음의 미학(?) 이라고 할까!

채움 보다도 더 채움같은 비움이 느껴진다.

소리 내지 않는 처마의 풍경을 바라보며 단풍 소리를 듣다가

연못가에 서서 뒤를 돌아보니

단풍들의 고요한 속삭임이 자꾸 나의 발걸음을 붇잡아 맨다.

천왕문을 나서자 은은한 단풍길이 계속되고

너른 잔디밭에는 가족들이 삼삼 오오 모여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나도 그들과 정취를 함께 하고자 잔디밭에 들어서니

산 봉우리에도 나무에도 알록달록 단풍이 들어있는 모습이 정겹다.

기념품 판매점에 이르자 갑자기 노란빛이 강렬한데

샛 노란 은행나무 밑에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 더욱 사랑스럽다.

올라 오면서 보지 못한 자동차길로 내려가니

그곳 역시 붉고 노랗고 푸른 단풍이 어우러진 모습이다.

 

 

그때 갑자기 나타난 빨간 단풍 - 선홍색으로 빛나는 단풍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역시 단풍은 빨간 단풍이 최고라는 것은 고정관념 일까?

오색의 단풍과 헤어지는 것이 아쉬어서 한동안 단풍잎 만 바라 보았다.

구불 구불 산길을 넘어 "백양사"로 가는 길에 잠시 차를 멈추었다.

가을 옷으로 갈아 입는 山의 모습을 바라 보노라니

인생의 옷을 갈아 입을 준비가 되었느냐고 묻는듯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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