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28
아침 일찍 해가 뜨는지 여명이 밝아오나 생각과 달리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물먹은 솜뭉치라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가니
이미 해는 떠 올라 해안절벽의 멋진 모습을 비추고 있고
결결이 쌓아 놓은듯한 바위의 신비한 모습을 남김없이 보여 준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멀리 우도등대가 아련하게 보이는데
오른편 봉우리에는 엄청난 규모의 공동묘지가 있어 경치를 반감 시킨다.
앞쪽에 하얀등대와 뒤편에 빨간등대가 있는데
하얀등대는 그 임무를 다하고 보존되고 있다.
등대를 내려오니 가슴이 시원하게 투-욱 터진 잔디밭과 바다가 어우러 진다.
영화 "화엄경"촬영장소에서 바라보이는 넉넉한 풍경을 잠시 음미하고서
샛길로 접어드니 뜻밖에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노란 유채꽃과 푸른 청보리밭 건너에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성산일출봉이
고개를 내민 모습은 올레길에서 만난 첫번째 행운이라고 하겠다.
샛길을 벗어나자 갑자기 바람에 휘날리는 태극기가 보이고
그 아래 바닷가에 암반이 있는데 "한반도 여"라는 것으로
썰물시 10시 - 14시 사이에 한반도 형체의 암반(여)을 볼 수 있다한다.
조금 걸어가니 "우도지석묘"가 나오는데 제주에는 150여기의 지석묘가 있다.
본토보다 축조시기가 늦고 형태도 특이하며 현무암을 사용한 것이 특징인데
본토에서 제주를 거쳐 일본 큐슈로 전파된것으로 추측되는
선사시대의 문화교류와 이동을 이해 하는데 귀중한 자료라 하겠다.
소원기원 돌담길을 걸으며 부지런하게 걸어가니 "천진항",
곧바로 배를 타고 "우도"를 떠나는데 멀리 "우도봉"이 바라 보인다.
여객터미널에 내려서 생각없이 걷다보니 길을 벗어났다.
서둘러 되돌아가서 길을 살피니 해녀상 뒤편 작은 언덕위로 길이 이어진다.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은 미지의 세계로 가는길 같은 기분이 들고
성산일출봉과 바다를 한꺼번에 바라보며 걷는 기분 좋은곳이다.
바다와 절벽을 바라보며 꽃길을 따라가는 낭만의 길이다.
주차장을 가로 지르니 바닥에 올레길이 아니라는 글씨가 있어 미안하지만
길은 곧바로 "수마포해변"으로 이어진다.
해변을 걸어보려 했지만 파도가 거세고 바람이 강해서 산책로를 따라갔다.
이곳 해변은 "4.3"당시 성산읍 일대 주민들이 학살된 장소로
기념비와 조형물을 세워서 그들의 아픔을 기리고 있다.
"터진목"이란 표지를 보고 들어가니 "광치기해변"이 시작된다.
썰물때면 드넓은 암반지대가 펼쳐지는데 그 모습이 광야같다고 "광치기"란다.
제주말로 빌레(너럭바위)가 넓다는 뜻이라는데 아쉽게도 볼 수가 없다.
해변의 중간지점에 스템프가 있다.
그런데 있다던 "해산물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황량한 모래벌판 뿐이다.
아까 성산일출봉 앞에서 점심을 먹었어야 했다.
할수 없이 길을 건너 2코스를 시작하는데 배가 고파서 인지 발이 더욱 아파진다.
그러나 아기자기한 "석호"를 끼고도는 길은 금새 나의 흥미를 끈다.
지나가는 길옆에서 마른 무를 먹고있는 말에게 말도 걸어 보고 길을 가다가
시원한 정자가 있어 땀을 식히고 비상식량으로 허기를 달랬다.
바닷물이 가득찬 양어장(?)의 오묘한 물빛을 구경하고
다리를 건너니 "식산봉"이 보인다.
울창한 나무 사이를 걸어 가니 정상에 전망대가 있고
검푸른 소나무 너머로 성산포항과 우도가 손에 잡힐듯 다가온다.
그늘지고 시원하며 공기도 상쾌한 숲길을 내려 오니
"석호"를 가로 지르는 기다란 분위기 있는 나무다리가 나오고
"오조리 족지동네"가 나온다.
왼편은 남자탕으로 오른편 담장이 있는곳은 여탕이라 하며
예전에 음용수등으로 사용하던 샘물로 "족지물"이라한다.
바로옆에 화장실과 정자가 있어 쉬어 가기에 안성맞춤이다.
동네를 지나치자 길은 다시 "석호"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진다.
"석호"를 따라 한바퀴 돌아서 나오는데 성산일출봉의 또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길은 끊어진 장벽을 건너 오른편으로 이어지며 "고성리"가 나오고
시가지 식당에서 백반을 시켰는데
한상 그득 차려진 반찬을 대하니 밥 한공기를 뚝딱 해치우게 되어 힘이 난다.
중간 스템프를 확인하는 "홍마트"에 도착했다.
한라봉을 사서 바로앞 휴게소에서 먹으려는데
그때서야 비로소 길건너 오른편에 스템프가 보이니 찾기가 쉽지 않을듯 하다.
대낮부터 허름한 모텔에 들어가서 쉬기가 껄쩍지근하여 길을 계속 걸었으나
산길을 마주 대하자 후회가 밀려 온다.
산길을 돌아 걸어 들어가자 2코스 중간지점인 "대수산봉(큰물뫼)"이 나온다.
편편한 포장도로보다는 오르막 산길이 한결 편하고 시원하다.
정상에 오르니 전망대가 있고
"신양해변"과 "섭지코지"의 아름다운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정상에서 조금 걸어가니 뜻밖에 또다른 정상이 나오는데
적지만 봉곳이 솟은 모습이 아름답고 그 위에 하얀의자가 있다.
"하늘의자"라는데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라며 잠시 앉아 본다.
봉우리를 내려가니 공동묘지 옆으로 길이 계속되고
돌담이 쌓인 밭길을 이리저리 돌아가며 걸어갔다.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는 길을 걷다보니 말이 보인다.
말목장인듯 한데 두마리 뿐이라 실망 스럽다.
이후로도 가게나 숙소가 없으니 적당한 곳에서 쉬어야 할듯 하다.
조금 더 걸어가다가 길을 건너 오른편으로 향하자 "혼인지" 뒷문이 나온다.
고,양,부 삼성인과 벽랑국 세공주가 신방을 차렸다는 "신방굴"을 구경하고
"혼인지"를 한바퀴 돌아 나왔다.
마을길을 지나서 또다른 "환해장성"을 살펴보고
종점인 "온평포구"에 도착했다.
스템프를 찍고 나니 한발자국 더 걸을 힘도 없다.
숙소를 찾아 가는데 길옆에 "첨성대(?)"가 있고 그 옆에 한치를 파는 아줌마가 있는데
사진을 찍으려 하자 고맙게도 노점대를 치워준다.
이것은 "도대불(등대불);길을 밝히는 불"로 예전부터 있던 우리 고유의 등대로
원뿔형,코카콜라모양, 사다리꼴모양,사각형등 여러가지 형태의 도대불이 있다.
솔칵(썩은 나뭇가지)으로 불을 지피거나 생선기름이나 석유등피를 사용하여
불을 지폈는데,해질 무렵 뱃일 나가는 보재기(어부)들이 불을 켰고
아침에 배가 들어오면 껏다고 한다.
온평바다의 포근한 모습을 바라보며 여장을 푸는걸로 2코스를 마감 했다.
저녁에 발을 살피니 엉망이다. 어제 발이 얼얼 할때 미리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늦은감은 있지만 찬물에 담궜다가 바늘을 라이터로 소독해서 물집을 터트리고
알로에젤을 바른 다음 잠을 청했다.
* 검멀례- 우도봉- 천진항(3,9km)- 성산포항- 수마포- 광치기해변(3km)-식산봉-
홍마트- 대수산봉- 혼인지- 온평포구(18,1km) ;;일계;25km ;;누계;49.5km
* 대일밴드,파스;\5,000 배삯;\4,000(2인) 점심;\12,000 마트;\5,880 한치;\4,000
숙박;\60,000 ;; 일계;\90,880 ;; 누계;\678,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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