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10
봄에 가려다 미뤄둔 "오스갤러리"로 떠났다.
"741지방도"로 접어들자 길가에 도열해있는 벚나무들을 보며,
내심 봄에 오지 못한것을 아쉬워 했지만
가을은 가을대로 운치가 있다.
고요하고 조그만 저수지에 흰구름과 산자락이 반영되어
하늘과 땅이 대칭을 이룬 풍경앞에 갤러리가 있다.
왼편으로 잔디밭이 있고 "ㄱ"자형으로 건물이 나즈막하다.
너른 잔디광장은 뒷산을 배경으로 호수(?)와 어우러져서
가슴을 시원하고 호쾌하게한다.
건물앞에는 명물인 "차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있다.
예쁜 창문을 담쟁이들이 타고 올라가는 벽돌건물로 들어가니
안내를 해준다.
뒤쪽의 기다란 공간은 창 한면이 통유리로 되어
밖의 정경을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한쪽면은 마치 액자를 걸어놓은듯
푸르름이 방안에 가득하다.
유리창을 통해서 자연을 그대로 만끽하며 커피를 천천히 음미하니
커피맛이 절로 난다.
무었보다 따듯하게 전해오는 커피의 온기가 마음에 든다.
그리 좋은 커피는 아니지만 첫맛은 쌉쌀하고 뒷맛이 개운한데
리필을 부탁하니 "아메리카 커피"만 되니 참고하시길.
갤러리로 가는 중간 계단밑에 안내책자를 놓아두는 센스가좋으나,
조금전 우리를 2층에 가지못하게 말리던 종업원이
젊은연인은 2층으로 안내하니, 좋았던 기분이 씁쓸해진다.
갤러리입구가 보인다.
옆 유리창을 통하여 바라보는 풍경은 고도로 계산된듯하지만
돌과 소나무,잔디,호수와 앞산이 잘 어우러진다.
뒤돌아보니 찻집과 갤러리가 조그만 통로로 연결되어 있고,
갤러리는 약간 아래로 내려가는 구조다.
노출식 콘크리트 구조라서 조금은 무겁고 딱닥한 분위기가 난다.
정면을 보니 양쪽으로 한쌍의 벽을 세워서 대칭구도를 이루는데
양쪽 창문의 기다란 네모가 답답함을 상쇄해준다.
테라스를 돌아가니 아치형 창문이 정겨운데
붉은 벽돌건물의 지붕이 석면스레트라서 찝찝하다.
조금전 차를 마시던 공간은 기다란 직육면체를 이어붙인 형태인데
너무 각이 지고 짙은 색감이라서 밸런스가 깨진 느낌이다.
주차장으로 통하는 아담한 길을 따라 내려가니
조그만 호수에 잔잔한 물결이 일고있다.
꽃잎을 모두 날려버린 벚나무의 을씨년스런 모습에서
가을이 깊어감을 느껴본다.
* 오스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