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9
점심을 먹은 후에 "竹綠園"에 도착했다.
입구를 따라 올라가니 광장(?) 무대 에서는 민속춤이 한창이다.
푸르고 곧은 대나무 숲길을 따라 걸어가는 가족의 뒤를 따라갔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한 대나무 들을 바라보면서
특유의 향내를 느껴보는데,대나무 줄기에 낙서가 있다.
무었을 그리도 남기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남는것은 본인의 가슴에 汚點을 남긴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람에 부딪히며 쏴-아-- 하고 내는 소리를 들으며 걸어 가는데
갈림길이 나타 나자 잠시 머뭇 거렸지만
가던 방향으로 길을 갔더니,
담쟁이 덩굴들이 대나무를 타고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한바탕 휘어진 길을 따라 걷다가 다시 왼편으로 들어서니
"판다" 곰이 폭포 가에 앉아서 대나무 잎을 맛있게 먹고있다.
한켠에 놓인 비어있는 벤치는 마치 모든것을 채우고 있는듯 고요하고
바람은 살며시 빈 공간을 어루 만지면서 지나간다.
햇살이 비켜 들어와서 대나무 줄기를 어루 만지는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고요한 찰나를 마음껏 느껴 본다.
갈림길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연인들을 바라보며 걷는데
조금 특이한 담쟁이(?) 덩굴이 눈에 띈다.
덩굴식물 인듯 한데 참나무 잎 같이 유선형 이지만 조금 통통하게 생겼다.
이제 죽녹원의 가장자리에 도착했나 보다.
햇살이 비치면서 앞쪽이 밝아 진다.
"시누대"군락이 있는데 가운데에 나무가 있고 작은 공간이 있어 P0TO-ZONE 인듯
기다리다가 겨우 사진에 담았다.
언덕을 내려가니 담양에 있는 정자들을 재현한 공간이 나온다.
대나무 숲의 푸른색과 달리 단풍들이 물들기 시작하여
붉고 고운 색을 찾아 두리번 거리는 것이 재미있다.
단풍 놀이를 더 즐기고 싶지만 돌아 가야할 시간이라서
잠시 경치를 바라보며 여유를 부려 본다.
다시 돌아온 "竹綠園"의 색은 한결같이 푸르죽죽하여,
단풍 구경으로 들뜬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 앉혀 주는듯 하다.
어릴적 시골집 뒤에 있던 대나무 숲길 같은 호젓한 길을 돌아 나가니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정자에서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연인들도 보면서 걸어가니
또 다른 대나무의 정원이 펼쳐진다.
햇살이 비치는 대나무 사이로 반짝이는 녹차잎과
점점 밝아지는 대나무 잎사귀를 바라보며,
단 하나의 색인 푸르름으로 이토록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다음 코스로 "메타세콰이어 길"을 찾았다.
아스팔트를 걷어 낸 길에는 가족과 연인들이 추억 쌓기에 바쁘다.
40여년 동안 가로수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이제는 우리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고마운 나무다.
사람들은 저마다 길을 따라 걸으면서 추억을 쌓고
나무들은 줄지어 서서 묵묵히 내려다 본다.
햋볕을 머금은 연두빛 잎파리는 말로 형헌하기 어려운 감동을 주며
굵고 곧게 뻗은 줄기는 연륜과 듬직함을 느끼게 한다.
홀로 길을 걸어가는 뒷모습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이 다가오나
밝은 얼굴로 뛰어오는 어린이의 사진을 담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