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3
제철을 맞은 "꼬막"의 참맛을 느끼려고 "벌교"를 찾았다.
"꼬막"은 영광 "굴비"와 함께 임금님 수라상에 一品으로 진상 되었고
조상의 제사상에도 반드시 올려지는 귀한 음식이다.
꼬막은 참꼬막,피꼬막,새꼬막이 있는데 피꼬막과 새꼬막은 물속에서 자라고
참꼬막은 하루 한번 햋빛을 봐야되며,껍질이 두껍고 뭍으로 나와도
15일 가까이 살아 있으며,아직 양식이 되지 않는 순수한 자연산 패류다.
끓는 물에 잠깐 넣었다가 꺼낸 뒤 찬물에 행궈 먹어야 쫄깃한 제 맛이 살아 난다.
그러한 참꼬막의 맛을 느끼려니 마음이 설레 인다.
"벌교천" 옆에 위치한 꼬막집에 들어 서서
"꼬막정식"을 주문하니 종로 빌딩가의 점심 처럼 순식간에 한상이 차려 진다.
"삶은 꼬막""꼬막전""꼬막 무침""양념 꼬막"이 순식간에 차려 지는데
즉석 조리 식품을 선호하는 韓食의 개념에 어긋나는 상차림 이다.
역시나 따뜻함이 없는 음식의 맛은 반감되어 源産地가 무색할 지경이다.
이정도의 맛은 서울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화가 나는데
옆자리의 손님도 실망감을 표출하며 먹는둥 마는둥 시늉만 내고 나가 버린다.
그러나 비싼(?) 돈을 지불 했기에 비빔밥을 만들어 먹고 나오면서
주인에게 느낌을 이야기 했으나 "馬耳東風"이라 답답하다.
점심 후 "태백산맥 문학관"을 찾았으나 문은 굳게 잠겨 있고
자그마한 연못을 구경 하려는데 바로 이곳이 "현 부자집" 앞이다.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가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먼저 무당 "素花"의 집 앞에 섰다.
1988년 태풍에 집이 쓰러지고 토담의 일부와 장독대의 흔적만이 남아 있었으나
밭으로 변해 버린것을 2008년 복원 하였단다.
소설 "태백산맥"은 이집의 신당에서 정참봉의 손자 "정하섭"과 무당 "월녀"의 딸
"소화"가 애틋한 사랑을 시작하는 집으로 길고도 아픈 이야기를 시작 한다.
바로 옆의 "현 부자집"은 본래 박씨 문중의 소유인데
소설에서는 "현 부자네 집"으로 묘사 되었다.
중도 들녁이 내려다 보이는 "제석산" 자락에 세워진 이집은
집의 대문과 안채를 보면한옥을 기본 틀로 삼았지만
곳곳에 일본식을 가미한 색다른 양식의 건물로
한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흥미로운 건물이다.
소설 "태백산맥"에 처음 등장 하는 집으로 조직의 밀명을 받은 "정하섭"이
활동 거점을 마련 하기 위해 새끼 무당 "소화"의 집을 찾아 가고
이곳을 은신처로 사용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 되는 곳이다.
이곳도 문이 잠겨 있어 내부로 들어 가지는 못했으나 담 너머로 살펴보니
산자락의 지형을 이용하여 계단식으로 높여가며 집을 지었고
건물 옆 길을 따라 등산로가 조성되어 있으며
집 바로 뒤에 사당이 조성되어 있다.
정면 3칸인 사당 건물은 규모는 작으나 위엄이 있고
지형을 잘 살려 지어서 따사로운 햋살을 듬뿍 받고 있었다.
자연 스럽게 이어져 가는 담장의 美的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내려 와서
"벌교역"을 찾았으나 옜 모습을 찾을 길 없어 안타 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