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02
아침 8시에 미리 전화를 하고 어제 그집을 찾아가서 "보말국"을 먹었다.
미역에 "보말고동"을 넣어 끓였다는데 속이 시원해 지는 것이
꼭 먹어 보기를 권하는 제주의 맛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쾌한 기분으로 출발하는데
해안가에 늘어 서 있는 자연석에 좋은 글귀들이 적혀 있다.
"문화의 거리"라는데 "이길을 걷는 모든분들이 행복해 지기를,,,"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표지석을 보자 덩달아서 나의 마음도 행복해 지는 기분이다.
쭈욱 뻗은 뚝길이 끝나자 "큰엉" 안내판이 있고
아기자기한 해안길이 시작되며 제주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이 나타난다.
바다를 보며 걸어가는 미로같은 나무숲길에는 비밀스런 쉼터도 있고
바다로 내려가면 파도가 철석이며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는데
바다를 응시하는 이름 모를 새 한마리의 모습이 외로워 보인다.
바람과 파도소리,나무 그늘의 시원함을 만끽하며 걸어 가는데
앞으로 바라보이는 모습이 심상치 않아 우선 카메라에 담아 본다.
바로 옆에 "한반도"모양의 명소라는 안내배너가 있는데
남과 북이 나뉘어지듯 하늘과 바다도 나뉘어 보이니 감탄하지 않을수 없다.
"한반도문"을 지나자 해안 절벽의 모습이 보인다.
"큰엉"인듯하다.
"큰 바위가 바다를 집어 삼킬듯이 크게 입을 벌리고 있는 언덕"이라더니
반원형으로 생긴 해안 절벽에 커다란 동굴도 있다.
표지석에 서서 잠시 철석거리는 파도와 드넓은 수평선을 바라보고 나서
길을 찾아가니 "선광사"앞 고목의 연등이 우리를 반긴다.
한적한 마을길을 지나다가 왼편 돌담사이로 길이 이어 지는데
골목 끝자락에 있는 나무를 돌아서 오른편으로 해안길이 계속된다.
이곳도 왼편으로 바다를 감상하며 가는 길인데
"큰엉"주변과 달리 흙길이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라 훨씬 정감이 든다.
"제주 전통 뗏묵인 "태우"를 매어 놓았다는 "태웃개"에는 용천수 담수탕이 있고
바로옆에는 "신그물"이 있는데, 물이 싱겁다고 하여 "신그물"이라고 불린 이곳은
옛날에 물이 펑펑 솟았다고 할만큼 수량이 풍부하고 깨끗하여 수도가 보급되기 전
마을의 주요한 식수원 이었다.
한마리의 龍이 바다로 나가는 모양을 한 바위도 보며 걸어가니
길은 마을길로 이어지고 눈앞에 높다란 나무담장이 보인다.
"위미 동백나무군락"으로 높이가 10-12m 둘레가 20-35cm나 되는 동백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17살에 시집온 "현맹춘"할머니가 근검절약하여 모은 35냥으로
"버득이"라는 황무지를 사들여 농사를 지었으나 모진 바닷바람에 농사를 망치자,
동백나무 씨앗을 뿌려 동백숲을 이루었고 기름진 땅을 일구어낸 곳이다.
"버득할망 돔박숲(버득할머니 동백숲)"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1982년부터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39호로 보호되고 있다.
마을길을 돌아 내려가자 오른편으로 다시 해안길이 시작되고
발밑에 신경쓰면서 바위길과 흙길을 번갈아 가며 걸어 가다보니
"조배머들코지"라는 표지가 보인다.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에 지도를 살피니 "곤내골 올레점방"을 지나쳐 왔다.
급히 뒤돌아 가서 되집어 보아도 또다시 해안길로 나오자
잠시 헷갈리기 시작하는데 가이드북을 펼쳐보아도 모르겠다.
그래서 1장짜리 "올레리플릿" 스템프 찍는곳을 보니 "곤내골정자앞"이라 써있다.
순간 마을길을 돌아 나올때 보았던 정자가 생각나 돌아가니 스템프가 있다.
"점방"을 운영하던 할머니가 돌아 가시자 스템프를 정자앞으로 이전했고
점방을 인수한 젊은 아줌마는 "올레길점방"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다.
개울 옆에 위치한 정자에 오르니 시원하기도 하고 배도 고파서
비상식량과 귤,아이스크림을 동네 할망과 나눠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다시 찾은 "조배머들코지"는 그 모양이 기기묘묘하다.
원래 이곳은 높이가 70척이 넘는 기암괴석들이 "비룡형"또는"문필봉형"으로
용립하고 있어 위미리민들의 신앙적 성소가 되었는데,
일제때 일본 풍수가가 위대한 인물이 나올것을 염려하여
위미리의 유력자인 김씨를 속여서 이곳의 거석을 파괴하게 하니,
거석밑에서 용이되어 승천하려던 이무기가 붉은 피를 흘리며 죽어 있었다는
말이 전해 내려왔다.
그후 마을주민들이 뜻을 모아 1997년부터 부근에 산재해 있는 석편들을 추스려서
복원을 시작하여 1998년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검은 바위로 둘러 쌓인 "위미항"을 돌아 나가니
제주 8대 명수라는 "고망물"이 있다.
고망(바위구멍)에서 솟아나는 물이라는 뜻인데
가뭄이 심한 때에도 물줄기가 마르지 않고 물맛이 좋아 식수로 사용했다.
1940년대에는 이곳에 고망물로 소주를 생산하던 "황하소주공장"이 있었다.
마을로 이어지던 길은 이토록 좁은 사이길을 지나 오른편으로 이어지고
경치보다는 발밑을 살피며 천천히 걸어야 하는 현무암지대를 지나고
평탄한 길에 들어서서 "꼭두문화연구소"를 지나자
해변가에 "ㄷ"자형 구조물이 보인다.
"넙빌레"라는 곳으로 넓은 빌레(너럭바위)라는 제주어인데
차갑고 깨끗한 용천수가 솟아 마을의 여름피서지로 쓰인다.
앞에 보이는 것이 여탕이고 왼편 뒤쪽은 남탕이라 쓰여 있다.
철석이는 파도를 보며 해안로를 따라가니 "공천포쉼터"라는 2층 정자가 나온다.
"맛이 좋은 샘물을 마친다."는 뜻으로 지어진 "공샘이"가 바뀐 지명으로
예로부터 해안 용천수가 충분하여 사람들이 살기 좋은 마을로 꼽혀 온 곳이다.
2층에 올라서니 검은 돌과 검은 모래로 이루어진 해안선에
파도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철석이는 모습이 아름답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하더니 살기 좋은 마을이라서 그런지
올레꾼들에 대한 배려로 쉼터까지 만들어 주어 감사를 드리고 싶다.
쉼터 옆에 민박과 동네 길옆에 할망집이 있으나
5코스를 마무리 하려고 계속 걸으니 또 "배고픈다리"가 나오는데
다리 하나를 건너자 또 하나가 나오며 길은 왼편으로 돌아 간다.
그리고 곧바로 길은 해안가로 향하는데
"불광사"를 오른편으로 끼고 조심 조심 바위길을 걸어야 한다.
이윽고 "망장포"에 도착했다.
고려시대 말 원나라의 지배를 받을 때,
세금이란 명목으로 거둔 물자와 말 등을 원나라로 보내던 포구다.
바닷가에 그물을 많이 친다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도 하고
왜구의 동태를 살펴 봉화를 올리는 방어시설이 있다하여 붙은 이름이라고도 한다.
망장포를 지나자 작은 언덕을 올라 덩굴식물들이 우거진 오솔길을 지나고
큰 도로와 만나서 표시를 따라가니 "쇠소깍다리"가 있다.
강변 산책로를 따라 부지런히 걸어서 계곡으로 내려 가니
협곡사이에 짙푸른 물이 담겨있는 놀라운 광경이 눈 앞에 펼쳐 진다.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효돈강"의 이국적인 모습도 살펴 보고
산책로를 따라 "쇠소깍"의 절경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애써 본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이곳은 원래 "소가 누워있는 모양."이라고 해서
"쇠둔"이라 불렀는데, 섭씨 18도의 용출수가 솟아 가을에도 물이 차지 않고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전에 분출한 "조면암"이 분포하여
학술적인 가치도 높은 곳이다.
그런데 이런곳에서 돈을 받고 카약을 태우다니 한심 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스템프는 길이 돌아 나가는 지점, 쇠소깍 전설이 새겨진 기념비 옆에 있는데
유원지라서 사람과 차량이 많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숙소가 마땅치 않아 "보목포구"까지 가려니 막막한 기분이 든다.
"하효항"을 돌아 가는데 해는 기울어 가지만
멋진 바위가 서있는 모습을 보자 발길이 저절로 향한다.
"생이돌"인데 바다 철새들이 쉬는곳으로 "생이"는 "새"의 제주어로
바위 위에는 새똥의 흔적으로 희끗 희끗하다.
어두워저가는 해안로에는 제주의 상징인 "돌하르방"이
"섶섬"을 배경으로 의젓하게 서있고
곧이어 마을이 시작되고 길 오른편으로 "제지기오름"이 보이나 패스하고
"보목포구"에 도착하여 수소문 했으나 숙소가 없다.
급한 마음에 길을 계속 가는데 또 배고픈다리가 나타나서 건너려는데
언덕에 펜션이 보인다.
마침 빈방이 있어 여장을 풀고 소개받은 중국집에 가서 "홍굴짬뽕"을 먹으니
매콤하면서 칼칼하고 푸짐하여,여기까지 걸어 온 보람이 있다.
저녁 7;30까지만 술 주문을 받고 영업마감은 8시라니 참고하기 바람.
* 남원포구- 큰엉- 태웃개.신그물- 위미 동백나무군락지- 곤내골 올레점방-
조배머들코지- 고망물- 넙빌레- 공천포쉼터- 배고픈다리-쇠소깍(14.1km)-
하효항- 생이돌- 제지기오름- 보목포구(3.4km) ;; 일계;17.5km 누계;110.6km
* 보말국;\8,000 음료;\1,600 저녁;\14,500 마트;\6,400 숙박;\90,000
;; 일계;\120,500 누계;\1,084,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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