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1
망우산 입구를 찾지 못해서 헤매다가 교문사거리에서 원불교당 쪽으로 가니
"구리둘레길"표지가 있어 반갑다.
산길을 오르니 그야말로 묘지가 지천에 널려 있어 망우리의 위용(?)을 실감하는데
마침 약수터에 도착 했으나 마실수 없다는 프랑카드만 보고 지나칠수 밖에 없었다.
포장도로를 따라 가자는 의견에 따라 길을 걸어 가니
"송촌 지석영(1855 - 1935)"선생,
"소파 방정환(1899 - 1931)"선생 묘소를 지나니
근사한 팔각정이 있어 자리를 잡았다.
준비한 음식을 펼쳐 놓고 원샷을 하니 짜르르 흐르는 더운 기운이 피로를 풀어주고
따뜻한 라면의 맛은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해준다.
잠시 후 "만해 한용운(1879 - 1944)"선생 묘소까지 둘러보니
망우리가 공동묘지라는 부정적인 생각만 가지고 있었던
내 자신의 無知가 새삼 부끄럽게 느껴진다.
애국지사 묘역이 끝나는 지점에서 아차산 방향으로 가니 "忘憂山 1堡壘"가 나오는데
망우산 남쪽끝 봉우리(280.3m)에 위치한 이곳은
1994년 지표조사때 고구려 토기파편이 출토되어 고구려보루로 추정 된다.
보루를 돌아 내려가니 서울둘레길 표지도 보이고
길 앞쪽으로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용마산"이다.
무려 470개나 되는 깔딱계단을 오르니 숨은 헐떡 거리고 다리는 후들 거리나
전망대에서 한강을 바라 보니 금방 피로는 가시고 가슴이 시원해 진다.
돌탑이 세워진 곳에 이르니 정상이 600m 남았다. 힘을 내자!
정상에 못미쳐 넓은 헬기장(316m)이 나오는데
경치를 감상 하기도 전에 약속이나 한듯 모두들 좌판으로 향한다.
간단하게 막걸리를 한사발 마시며 無事山行을 축하하고
아지매가 좌판을 깔면 나타나 같이 지내다가 영업을 끝내면 사라진다는
영업부장(?) 야옹이와 잠시 인사를 나누고
용마산 정상(348m) 바로 앞에서 아차산 4보루 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건너편에 성곽이 쌓인 평평한 곳이 아차산 제4보루 인가 보다.
아차산 능선 285m에 위치한 보루는 서기 500년쯤 조성된 것으로 추정 되는데
발굴 조사시 고구려계의 토기편과 철제유물이 출토되어 고구려의 보루로
추정 된다. 2010년 복원 완료된 둘레 249m의 보루를 잠시 둘러 보고 길을 가니
평평한 阿且山 정상(287m)이 나오는데 이곳이 제3보루로 성벽둘레가 약 450m
내부면적 6,500평방미터인 아차산 보루중 가장 큰 규모이며,
디딜방아의 볼씨로 추정 되는것이 발견되어
다른 보루의 식량지원 기능을 담당 했으리라 추측 해볼수 있다.
산등성을 따라 걸으면서 강을 보았지만
정상에서 잠시 멈춰서서 굽이 굽이 흐르는 한강을 내려다 보며
평강공주와 온달장군의 사랑이 너른 강물 처럼 유유히 흘럿음을 상기해 본다.
다음은 阿且山 제5보루가 나온다.
267m 능선에 위치하며 둘레가 158m 인 이곳에서는 통일신라시대 토기가 발굴되는데
삼국이후 보루를 파괴하고 봉분을 썻던것으로 추정된다.
5보루에서 남쪽으로 200m쯤 가면 250m 능선에 제1보루가 있다.
이곳에서도 고구려 토기가 발견되었으며 등산로로 파괴된것을 복구하여
울타리를 설치 했으나, 아직도 몰지각한 등산객들이 보루 위를
등산로 삼아 걸어가는 모습에 눈쌀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1보루를 내려가 해맞이 장소를 지나면 "고구려정"이 나온다.
팔각정이 있던곳에 2009년 고구려 양식으로 세운것으로
阿且山에서 가장 氣가 센곳 이라는 말이 있는데,
정자로 부터 너른 암반지역이 아래쪽으로 펼쳐저 있어 그 힘을 느낄수 있을듯 하다.
우리는 화양사를 거쳐서 아차산역에서 전철을 타고
뒤풀이를 위해서 광장시장 순대집에 왔다.
미니 족발과 모듬순대,술국에 소주 한잔하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 조선 명종때 홍계관 이라는 용한 점술가를 시험하기 위해서
궤짝속에 쥐를 넣고 몇마리 인지 알아 맞추게 했으나,
숫자를 맞추지 못하자 사형을 명했다.
그러나 암컷 쥐의 배를 가르자 새끼가 들어 있어 "아차"하고
사형을 중지 시켰으나 이미 홍계관은 죽고 말았다.
이런 사유로 사형 집행지의 뒷산을 "아차산"이라 부르기 시작 했다는 說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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