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4
중간쯤에는 함석집이 있고 그 옆에 느티나무가 높고도 넓게
가지를 뻗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며,
나무와 지붕틈새로 보는 부처님의 모습이 진녹색의 신록과 어우러져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연못의 동자승이 들고있는 소원성취함지박에 던진 동전을 던지니
그대로 빨려들어간다.
쌀바위를 만져서 그런지 몰라도, 괜시리 기분이 좋다.
"달마대사"의 여유있는 모습에서 잠시나마 해탈의 경지(?)를 느껴보고
다시 부처님쪽을 바라보니 발바닥만 보인다.
내부로 들어가자 법당이 조성되어있는데
마치 잠수함내부같은 분위기랄까!
비좁으면서도 꽉짜인느낌이 들고 양옆의 인등불빛으로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뒤로 돌아가니 부처님 머리는 푸룬하늘을 바라보며
세상의 고뇌를 잊으라는듯 하고,
옆모습도 평온하다.
열반에 드실때의 모습이라는데
사람이 가장 편안하고 건강에 좋은자세라고도 한다.
점심공양을 하고가라는 스님의 권유에 염치불구하고 공양간으로 가는데
느티나무의 수술(?)받은 흔적 너머로 비닐하우스가 보인다.
전기밥솥위쪽에 붙여진 "공양계송"을 읽어보니 가슴이 쪼끔 뜨끔하다.
밥위에 나물과 김치를 얹고 고추장을 한숟가락 넣어서 비벼먹는데
어찌나 맛있는지 모르겠다.
절밥을 여러번 먹어 보았지만 정말 맛있고 특히 고추장의
알싸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맛이 죽여준다.
부족하면 더먹고 과일도 깎아드시라는 보살님들 권유에
참외하나를 먹고서,
설겆이를 하는데 아내가 "너무 보살님들이 친절하여
연등이라도 달아야겠다"고한다.
"평생인등"을 신청하니 #1-533번이다.
와불안 법당의 부처님 오른편 위쪽의 좋은 자리란다.
부처님 발바닥에 새겨진 1만6천여자의 "옴"자를 손으로 만지면
번뇌와 액운이 소멸되며 만복을 이룬다하여 만져 보는데,
그거 참! 발가락이 신기하다.
마침 날개에 연분홍테두리를 가진 곤충이 나타나니
이것 또한 길조가 아닌가한다.
다시한번 "쌀바위"를 바라보며 욕심을 경계하고,
부처님의 편안한모습에서 위안을 찾으며
애마에 올랐다.
밤꽃향기를 다시한번 코끝이 찡하도록 느끼며 길을 떠났다.
* 미암사; 충남 부여군 내산면 저동리 21-5
T 041-832-1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