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20
자그만 개울이 흐르는 골목을 나서서 곧바로 남쪽 성벽을 올랐다.
옹성 끝자락에서 안쪽으로 이어지는 성벽을 따라 걸으니
다시 성벽은 가지런하게 놓여있고
모서리에는 어김없이 돌출된 석벽이 자리한다.
가지런한 성벽 안쪽에는 마늘밭이 보이고 밖에는 농기계들이 놓여있어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듯 하다.
남측 성벽의 중간쯤에 옹성이 보이고 누각이 있으나
창문이 없고 조그만 구멍이 뚫려있어 전투용 건물로 생각된다.
누각 앞에는 성위에 낮게 쌓은 담인 "여장"이 남아 있는데
몸을 숨기고 적을 향해서 효과적으로 총이나 활을 쏘는 시설을 말한다.
"여장"에는 총을 쏘는 "총안"이 있고 "여장"과 "여장"사이에는
활을 쏘는 "타구"가 설치되어 있는데,
아마도 전 성곽위에 이곳과 같은 시설들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계단을 내려와 살펴보니 석축을 이용하여 2층 건물을 만들었는데
동,서쪽 옹성에도 이런 누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문 밖으로 나오니 우측으로 길게 뻗은 성벽의 모습이 보이고
좌측으로도 약간 휘어지는모습의 성벽이 평탄하게 이어진다.
그런데 성벽앞 남측 개울에 이상한 구조물이 보여서 다가가니,
약간 볼록하고 잔디가 덮힌 흙길같은 다리가 있다.
"단운교"라는데 옆에서 볼때 무지개 모양으로 규모는 작으나 단아한 멋이 있고
자연석을 이용하여 투박하지만 서민적인 정취를 느낄수 있다.
길이 4.5m 너비 3.6m 높이 2.7m 인데 주변의 돌을 다듬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다.
아치 윗부분에는 편마암질의 돌을 판석 형태로 썻고
아랫 부분에는 약간 큰 강돌을 써서 만들었으며,
아치부분은 다듬지 않은 납작한 돌을 세로로 세워서 불규칙하게 돌려 쌓았다.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1870년 이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안내판에는 "쌍운교"도 있다는데 보이지가 않아서 길 건너 화장실로 가는데
안내소 옆에 "단운교"와 비슷한 다리가 보인다.
바다로 이어지는 "세운천"에 쌍무지개 형식으로, 다듬지 않은 편마암질의 돌과
강돌로 "단운교"와 같은 공법으로 세워져있다.
길이 5.5m 폭 2.5m 높이 2.5m 이며 1930년경에 주민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다시 남문으로 들어와서 성벽을 올랐다.
서문쪽으로 성벽은 가지런하게 이어지고
성벽 귀퉁이에는 어김없이 튼튼한 돌출 석벽이 자리한다.
휘어지는 성벽위를 걸어가니
서쪽 옹성의 모습이 나타난다.
뒤돌아보니 거목의 가지를 휘돌아서 성벽이 이어지고
남문과 비닐하우스의 모습이 보이는데,역사와 현실이 만들어내는
조화된 모습이라고 표현 해야할까?
커다란 나무 옆으로 은밀하게 설치되어 있는 계단을 내려와서
다시 한번 성의 모습들을 한참 들여다보고나서
성을 나가려고 돌아다보니 거목의 가지위에 석양의 햇살이 비추인다.
이제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마칠 순간이 되었나 보다.
* 남도석성;전남 진도군 임회면 남동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