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행/남도답사

청산도

winwin55 2011. 5. 12. 08:55

2011.05.05

 

화창한 5월 "완도"로 떠났다.

슬로우 시티 1호인 "靑山島"를 가려고 한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08시 2분전- 터미널 문까지 늘어선 줄이 심상치 않더니

08시10분 배가 20분까지 기다려 주었으나 승선하지 못했다.

빠른것이 반칙 이라지만 고작 30명 정도 표를 사는데 25분정도 소요되다니

이건 조금 심하다.(편도@7,150원-왕복2인 W27,300)

다음 배는 09;40 -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이 지나서 배에 오르니

바로 앞에 "珠島"의 아름다운 모습이 나를 반겨준다.

면적이 1.75ha(둘레 495m)이며 "고란초"등 137여종의 상록수가 자라는

식물의 보고로, 천연기념물 제 28호로 지정되었다.

생김새가 구슬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섬 중앙에 "성황당"이 있어

더욱 나무를 다치지 못하게 하여 원시림이 보존 되었단다.

 

 

배는 서서히 완도항을 빠져 나와서 靑山島를 향하여 나아 간다.

멀리 섬을 바라보면서 너른(?) 바다를 지나는 시간(45분)이 지루할 쯤

배는 청산도에 도착한다.

 

"도창항"에 내려서 1일 8차례 운행되는 순환버스표(@5,000원)를 끊었으나

다급한 마음에 우선 마을버스(@1,000원)를 타고 "당리"에 내렸다.

"서편제"와 "봄의 왈츠"가 촬영된 곳인데 유채꽃이 한창이다.

 

노란 유채와 에메랄드 빛 바다

그리고 부드러운 능선이 어우러진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돌담길에 오르니 "서편제"의 세 주인공들이

진도 아리랑을 부르며 걸어가던 길에는

관광객들이 추억 담기에 바쁘다. 

 

 

돌담길을 조금 걸어가자 "봄의 왈츠" 촬영지에서

한무리의 자전거부대가 내려오는 모습이 활기차다.

그런데 아쉽게도 돌담길이 전부 시멘트 포장도로다.

 

따사로운 5월의 햇살을 받으며 바람에 길을 내어주는 보리들을 바라보다가

 

다시 바다쪽으로 다가서니 유채와 바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음 같아서는  내려가서 구부러진 해변길을 걷고 싶었지만

버스시간을 맞추느라 눈으로만 보고 돌아섰다.

(버스 간격이 1시간 정도이므로 시간조절을 잘 해야함)

 

노란 유채와 초록빛의 산 그리고 파랑,주황등 색색깔의 지붕들로

한폭의 유화 같은 마을을 구경 하노라니 버스가 도착한다.

 

다음 코스인 읍리(고인돌,하마비공원)는 차창으로만 바라보고

3번째 코스인 청계리에 내렸다.

구경하는데 1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는 설명을 듣고 부지런히 산길을 오르는데

이곳도 역시 시멘트로 포장되어 실망이고 승용차와 택시들이

자주 오르 내려서 짜증이난다.

상당히 긴 구간이므로 별도 셔틀을 운영했으면 좋겠다.

이마에 땀이 날 무렵 드디어 "범바위"에 도착했다.

그런데 호랑이의 형상과는 어째 좀 다르다.

 

뒤를 돌아보니 등대모양의 전망대와 바위가 보이는데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어 대던지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일단 "범바위"에 올랐다.

몸을 겨우 가누면서 바라보니 길을 걸어 올라오는 모습들이 정겹다.

 

생각보다 여러 바위가 엉켜있는 "범바위"는 구석구석 틈새사이로

예쁜 경치를 만들어 낸다.

 

바위 위에 올라서서 오른편을 바라보니 아담한 포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고

 

앞을 바라보니 기묘한 바위가 눈에 띈다.

 

마치 호랑이가 입을 크게 벌린 모습같다.

옜날 옜적에 청산도에 살던 호랑이가 "범바위"를 향해 포효한 자신의 소리에

자기가 놀라서 도망 쳤다는데- 사실인가?

바람이 바위를 지나며 나는 소리가 호랑이 울음소리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왼편으로 돌아서니 바위사이로 "자라"가 목을 내미는 듯한 형상이 보인다.

 

바로 앞에 있는 섬을 노리는 자라(?)의 모습이 흥미롭다.

 

그런데 다른 바위에서 바라보니 이번에는 진짜 호랑이가 섬(먹이)을 노린다.

누가 먹이를 차지하게 될지 흥미 진진한 광경이다.

 

산 봉우리를 오르다가 아쉬움에 뒤 돌아보니,거센 바닷바람에 맞서서

넓은 세상과 마주하라고 포효하는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봉우리에는 누가 일부러 올려다 놓은듯한 바위가 있는데

"작은 범바위"라고 한단다.

 

산길을 내려 오다가 잠시 땀을 식히며 뒤 돌아보니

작은 범바위,전망대,범바위가 나란히 서서 작별 인사를 건내는듯 하다.

 

버스 정류장 가까이에 있는 축사에서 소들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녀석들이 카메라를 응시하며 포즈를 취해준다.

관광객들에게 미소짓는 훈련(?) 이라도 받았나 보다.

 

다음 코스는 "상서리- 돌담 마을"이다.

이곳의 돌담은 제주도와 달리 높게 축조되어 있으며 집의 벽체를 구성하기도 한다.

돌로만 쌓은 형식을 "강담"이라 하는데 완도,신안,진도등 도서지방에서 

불리는 명칭이란다. 

 

굽어진 마을 안길과 함께 서로 비슷한 높이로 축조된 돌담이

해안 가옥형태와 조화를 이룬다.

 

소박하지만 예쁘게 조성된 정원도 구경하면서 골목을 오르는데

 

담쟁이가 멋스런 삼거리에서 마치 약속이나 하듯이

할머니 한분이 지팡이를 짚고 걸어 내려 오신다.

"결정적 순간-The Moment of Truth"이 아닌가 한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정겨운 모습을 추억에 담으면서 길을 오르니

 

마을의 끝자락에 보리밭이 보인다.

 

햇살을 받으며 바람의 간지럼을 즐기는 보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싱그러운 5월의 기운을 만끽해 본다.

 

내려 가는길에 조금전 할머니를 만났던 삼거리가 다시 나온다.

 

그런데 뜻밖에도 창틀사이로 소(牛)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녀석도 궁금한듯 바라보면서 눈을 맞추는데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는 듯 여러가지 포즈도 취해준다.

"靑山島"의 숨어있는 스타를 만나게 된듯하다.

 

커다란 돌뚜껑이 덮인 우물도 구경하고

 

길을 내려가니 어느덧 마을의 초입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집은 시멘트 벽에다가 돌을 덧붙이는 듯 하다.

등록문화재 제 279호로 지정 되었다던데

날조 되는 돌담 마을을 보는듯 하여 기분이 씁쓸하다.

구경후,

마을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밥(보리밥 3,000원.비빔밥5,000원)을

먹는데 밥도 반찬도 서비스도 너무나 형편이 없다.

맛깔 스럽다는 "남도음식"은 기대하지 않는것이 좋을듯 하다. 

 

식사후에 버스를 타는데 어째 좀 이상하다.

내린 사람들이 다시 타더니 자리가 있다면서 앉지도 못하게 한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하루 2차례 운행되는 "투어버스"다.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있었으면 오해가 없었을 텐데,아쉬운 마음이다.

다음 코스인 "신흥 해수욕장"과 "진산- 갯돌 해수욕장"도 눈으로만 보고

"池里- 청송해변"에 내렸다.

인적이 없는 해변가에 빈 창고만 덩그라니 서있지만

 

담쟁이가 있는 돌담으로 둘러쌓인 아담한 전원주택(?)이 있고

 

 

해변을 따라서 아름다운 소나무 숲이 들어선 멋진 곳이다.

 

백사장은 별로 였으나 거대한 소나무들이 늘어 선 해변은

 

 

고즈녁 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보여 준다.

 

마지막 버스를 타고 도착한 "도청항"에는 한가롭게 정박한 배들의 모습과

 

푸른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과 예쁜 산자락이 어울려

편안 하면서도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같은 정경이다.

 

이제 배를 타야할 시간- 선착장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16시 30분 배가 방파제를 벗어나자 내가 탈 40분배의 승선이 시작된다.

18시에도 배가 있으나 조금 일찍 서둘러야 한다.

 

이제 배는 다시 "완도항"을 향해 달린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靑山島"와 이별을 고한다.

 

* 靑山島; 신라 시대부터 주민이 거주 했다고 전해지나 고려시대 탐진현(강진)에

              속해 있었다. 왜적의 잦은 침입으로 한때 사람이 살지 않다가 선조41년

              (1608) 다시 주민이 입도하여 거주 하였으며 고종 33년(1896) 완도군으로

              편입되었다. 나무가 무성 하여 푸를 靑,뫼 山-청산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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