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9
만리장성을 지나자 늙은 거북이가 어서 오라며 반겨주고
공룡 까지 반갑다고 인사를 한다.
정상이 손에 잡힐듯 가까워지자 마음이 바쁜데
거북이가 커다란 엉덩이를 흔들면서 같이 놀자고 한다.
다 왔는데 서두를 이유도 없고 하여 고개를 내밀어 heart 해변도 살펴보고
작은 바위들도 살피며 천천히 걸어 가니
드디어 정상이다.
그런데 정상 표지석 옆에 설치된 관람대가 경관을 해치고 있어 안타깝다.
"仙王山"은 '仙皇山" 또는 "서남산"으로도 불리며 섬의 서쪽 줄기를 형성 하는데
신라말 孤雲 최치원 선생이 중국으로 건너 가던 중 비금도에 이르렀을 때
가뭄이 심하여,기우제를 지내 달라고 부탁을 받았는데
선생이 기우제를 정성껏 지내자 하늘에서 단비가 내려 가뭄에서 벗어 날수 있었다.
근년까지 "선왕산" 부근에서는 주민들에 의해 天祭(기우제)가 전승 되었으며
수대리 수도마을 뒤편에는 최치원 선생이 팟다는 孤雲井 이라는 우물이 있다.
이제는 "하누넘"으로 내려 가는 길로 30분 정도 걸리는 코스다.
배가 고픈줄 아는지 "떡(?)"바위가 켜켜이 쌓여 있지만
아직도 길은 바위 투성이다.
일제 강점기에 축조 된것으로 추정되는 군사시설을 지나니
길 한 가운데에 난데없이 "펠리칸" 새가 입을 벌리고 있고
황량한 능선길 아래로 목적지인 "하누넘" 해수욕장이 보인다.
갑자기 세어진 바람에 몸이 날릴것만 같은데 또다시 앞쪽에 돌로 쌓은 시설이 있다.
이것도 군사시설 인듯 한데
정상과 능선 상에 5개의 참호및 포진지 시설이 남아 있단다.
황량한 능선이 끝나고 잡목 속으로 사라진 길을 찾아 내려 오니
키 작은 소나무 사이로 길이 보이고, 이내 길이 나오며 산행을 마치게 된다.
3시간 30분 정도 걸린듯 한데 오르고 내리는 능선길이고
주변을 둘러 볼것이 많아 지루할 새가 없으나,
해를 피할 곳이 없어 여름 산행시 에는 물과 모자를 필히 챙겨야 할듯하다.
산을 내려 온 우리는 "하누넘" 해수욕장의 모래를 밟으며
겨울 바다의 스산함과 외로움도 느껴보고
여름날 분주했을 해변의 모습을 상상해 보다가
다시 전망대에 올라서 파도가 넘실거리는 HEART 해변을 바라 보았다.
늦은 점심을 먹으러 도초도 선착장에 있는 식당에 가니
생선과 간재미를 말리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농어를 한접시 가득 먹고서
다시 비금도로 넘어가서 "명사십리"해변으로 향했다.
소금의 고장 답게 길 주위에는 소금창고 들이 즐비하고
물을 채운 결정지 너머로 비어있는 운반 수레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그림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염전의 모습을 구경 하고서
북쪽 방향으로 車를 몰아가니 "명사십리" 해수욕장이다.
고운 모래가 10리에 뻗어 있는 해변에는 매서운 칼바람만 요란하고
거센 파도가 한없이 밀려 오고 있다.
매서운 겨울 바람이 반가운 듯 풍력 발전기는 잘도 돌아 가는데
구름 사이로 비치는 석양 빛을 받아 해변에 아롱지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가까운 곳에 있는 "이세돌"바둑 기념관도 둘러 보고
민박집으로 향하는데,뚫린 구름 사이로 비치는 석양빛이
염전을 황금판으로 만드는 모습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