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25
봄꽃이 나를 불러내어 광양 매화마을에 갔다.
도착하니 점심때라서 "벚굴찜"에 "재첩비빔밥"으로 배를 채우고
매화마을을 둘러보러 가는 길에,水月亭에 올랐다.
광양 출신으로 조선 선조때 나주목사를 지낸 鄭渫이 1573년 세운 정자로
섬진강의 멋진 풍경과 정자의 아름다움에 반한 송강 정철은 "수월정가"란
가사를 지었고,선조때 수은 강항 또한 "수월정 三十詠"이란 시조 30수를 지어
노래할 정도로 아름다운 정자 였음.
현재의 수월정은 1999년 광양시에서 정비한 것으로 정면,측면 1칸으로
바닥면적은 9m,중도리,초익공,사모정,모임지붕,홑처마다.
고려 우왕 11년(1385) 왜구가 침입했을때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가 몰려와 울부짓자
이에 놀란 왜구들이 피해갔다는 전설이 있어,이때부터 두꺼비 "섬"자를 붙여
蟾津江이라 불리었다는데 오늘날 두꺼비는 보이지 않으니 섭섭하다.
매화마을에 들어서니 온통 하얗게 핀 매화가 반겨주나
2년 연속 봄가뭄에 시달려서 그런지 생기가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요란한 치장을 하고 전국을 돌아 다니는 빨간 마티즈도 구경하며 길을 오르니
바위에도 매화가 피어 우리를 반기고
옹기 안의 매실은 따사로운 햇살과 섬진강의 이야기를 벗삼아 시나브로 익어 간다.
오래된 매실나무의 강인하면서도 아름다운 자태를 뒤로하고
다시 강변에 오니 매화꽃 아래에 임자 없는 배들이 한가로이 떠있다.
방향을 北으로 돌려서 구례 산수유축제장을 찾았다.
산수유도 메말라서 꽃이 샛노랗게 피지는 못했지만 만발한 모습이 아름답다.
한가로운 축제장을 이리저리 둘러 보다가
"산수유문화관" 오른편 옆으로 언덕에 오르니
해는 어느덧 기울어가나 지리산의 영봉들이 줄을 지어 이어지는 모습이 좋아보인다.
2015.03.26
아침에 다시 찾은 공원에서 축제장 옆 마을을 잠시 내려다 보고
"반석마을"로 걸어 가는데 산수유꽃이 눈부시다.
마을에 들어서니 기대했던 대로 군락을 이룬 산수유나무들이 나를 반기고
글자 그대로 너른 바위를 품은 개울가에 노란 산수유꽃이 장관이다.
개울 이쪽 저쪽을 거닐면서 사진을 찍어 보고
점점 더 산수유꽃에 다가가서 앵글을 조여 본다.
산수유꽃을 가까이서 바라 보다가
개울가로 난 좁다란 길을 따라 내려가니 산수유와 지리산 능선이
조화를 이룬 모습이 아름다워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바라 보았다.